마카오의 카지노 수입이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여파로 곤두박질쳤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마카오는 세계 최대 카지노 시장이다. 마카오의 카지노 매출은 미 라스베이거스의 약 4~6배 규모로 알려져 있다.

SJM 그룹이 운영하는 마카오 카지노 리스보아.

그런데 마카오 사행산업감찰협조국에 따르면 지난 4월 마카오의 카지노 수입은 26억8000만 파타카(약 418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6.5% 급감했을 뿐 아니라, 한 달 전과 비교해도 27%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89% 급감하며 10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

마카오의 최대 고객은 중국 본토 여행객들이다. 마카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방문객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약 52만7000명으로 대부분이 중국 본토에서 왔다(4월치 미발표). 중국의 휴가시즌인 5월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마카오는 올해 성수기의 기회도 놓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을 향하고 있지만, 마카오는 일부 방역 통제를 대폭 완화한 바 있다. 코로나19 검사 검역 대상이 되는 도시도 지난달 80곳에서 최근 30곳으로 줄었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배경을 두고 전문가들은 ‘정치적 이유’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지도층이 ‘제로 코로나’를 서방과의 체제 경쟁 일환으로 보는 만큼, 뒤늦게 ‘위드 코로나’로 전환할 경우 서방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는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

중국의 정치시스템이 더 우월하다고 주장해 온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서라도 서방의 방역, 즉 ‘위드 코로나’의 문제점을 부각하고 중국식 ‘제로 코로나’ 정책을 띄워야 하는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코로나19 발원국이라는 중국의 콤플렉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방역을 풀 경우 의료체계 마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60세 이상 인구 중 1억3000만명이 여전히 백신 미접종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를 선언할 경우 오미크론의 치사율이 낮다고 해도 14세 이하 어린이(2억3000만명)와 65세 이상 노인(1억9000만명) 등 4억명이 넘는 감염 취약계층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깔려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