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꼽히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올해 안에 이른바 ‘빅 스텝’을 두 차례 밟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이 1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

빅 스텝이란 통상적인 기준금리 변화 폭인 0.25%포인트의 2배인 0.5%포인트 인상을 뜻한다. 연준이 마지막으로 ‘빅 스텝’을 밟은 건 2000년 5월이었다.

연준은 미국 전역을 보스턴, 뉴욕, 필라델피아,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12개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연방준비구’로 나눠 각 지구마다 ‘연방준비은행’을 두고 중앙은행의 역할을 대행하도록 하고 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도 그 중 하나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에반스 총재는 전날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올해 연말에 중립 금리 수준인 연 2.25~2.5%의 금리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이 지난달 ‘제로(0) 금리’에서 연 0.25~0.5%로 금리를 올렸는데, 중립 금리인 연 2.25~2.5%를 만드려면 두 차례 ‘빅 스텝’이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는 올해 6번 남았는데, 0.25%포인트씩만 올린다면 매번 금리를 올려도 연 1.75~2%에 그치기 때문이다.

에반스 총재는 “중립 금리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 (미국의) 경제 성장 모멘텀이 지속되고 노동시장 역시 양호할 것”이라면서도 “일단 중립 금리에 도달하면 연준은 향후 경제와 물가 상승률 전망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반스 총재의 ‘빅 스텝’ 두번 시사 발언이 전해지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초강경 긴축으로 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뉴욕 증시는 바로 타격을 받았다. 이날 나스닥지수가 2.18%, 다우평균이 1.19% 각각 하락했다. S&P500 역시 1.69% 하락해 마감했다. 채권 금리는 올랐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1.4% 오른 2.82% 안팎에서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