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매 회사인 크리스티와 소더비, 본햄스가 오는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러시아 아트페어’에 미술 작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런던에서는 반년마다 예술 주간으로 아트페어가 열리는 데 부유한 러시아 과두 정치인들이 종종 도시에 몰려와 미술 작품 경매에 입찰하곤 한다.

이 행사에는 통상 4곳의 국제 경매 회사가 출품하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한곳을 제외하고 모두 철수한 셈이다. 이 아트페어는 11월에 두번째 행사가 열린다.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프란시스 베이컨의 작품 ‘자화상(1978)'이 경매에 부쳐지고 있다. /소더비

1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과 뉴스위크 등은 세계적인 경매 회사들이 러시아를 계속 피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앞서 소더비가 가장 먼저 러시안 아트페어에 미술품을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현재 제재 조치를 따르는 데 매우 엄격하고 (러시아 부호 제재) 리스트가 갱신되는 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더비에 이어 크리스티 역시 미술품 판매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는 “러시아의 크리스티 판매 시장은 비교적 작지만 고객의 요구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지정학적 사건에 대응할 책임이 있다”면서 “제재 목록을 감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더비와 크리스티 두곳의 지난해 세계 (경매) 매출 총액은 144억 달러(약 17조5100억원)에 달하며 명품 판매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아트마켓리서치의 최고경영자(CEO)인 세바스찬 더치에 따르면 러시아 미술품은 런던에서만 약 4960만 달러(약 603억3800만원)가 팔렸다.

경매업체들이 러시아를 기피하면서 미술계도 러시아와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는 지난 1914년부터 러시아관을 주요 행사 중 하나로 사용해왔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현대미술관(Garage Museum of Contemporary Art)은 이번 사태가 끝날때까지 새로운 전시회를 열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