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발행한 첫 NFT '1997 프리미엄 시리즈'. /SCMP

홍콩 언론사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97년의 역사적 사건 보도를 묶어 발행한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 토큰)가 두 시간 만에 완판됐다. 1997년은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해로, 홍콩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로 꼽힌다. 전 세계 NFT 시장 급성장 속에, 각국 주요 언론사도 NFT 열풍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뉴스 기사와 보도 사진 기록물을 NFT로 만들어 파는 것이다.

SCMP는 14일 첫 NFT 컬렉션 ‘1997 프리미엄 시리즈’가 발행 두 시간 만에 모두 판매됐다고 밝혔다. 첫 컬렉션은 1997년 7월 1일 홍콩 반환식을 비롯해 아시아 금융 위기, 홍콩 조류 독감 발병,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 사망,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 사망 등을 다룬 신문 1면 보도로 구성된다.

이번에 발행된 NFT는 이 시리즈의 1부로, 1997년 1월 1일~7월 1일의 신문 1면 180개를 다룬다. 1300여 개의 ‘미스터리 박스(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품)’에 각 5개의 NFT가 무작위로 포함됐다. 각 NFT엔 사건의 역사적 중요도에 따라 4단계의 ‘희귀 등급’이 매겨졌다.

박스 하나당 가격은 97FUSD(암호화폐의 하나)로, 첫 컬렉션 판매액은 총 12만6000달러(약 1억5000만 원) 상당이라고 SCMP는 밝혔다. 이번 시리즈의 2부는 1997년 7월 1일~12월 31일 보도를 다루며, 다음 달 발행될 예정이다.

NFT는 블록체인을 이용해 디지털 콘텐츠나 실물의 소유권을 온라인에서 보증하는 기술이다. 이미지, 영상, 텍스트 등 디지털 자료뿐 아니라, 예술품, 패션 아이템 등 실물 수집품도 NFT로 발행한다. SCMP의 NFT 컬렉션은 캐나다 대퍼랩스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로우’에서 제작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발행한 NFT '1997 프리미엄 시리즈'. /SCMP

SCMP는 1903년 창간한 홍콩의 대표적 언론사로, 현재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이 소유하고 있다. SCMP는 지난해 7월 ‘아티팩트(ARTIFACT)’란 NFT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역사와 아카이브(기록 모음)에 초점을 맞춘 NFT다. 개리 류 SCMP 최고경영자는 “‘아티팩트 바이 SCMP(ARTIFACTs by SCMP)’는 블록체인에 역사를 보존해 ‘역사 NFT’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역사의 일부를 소유할 기회”라고 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24일 중국 국무원 산하 관영 매체 신화가 디지털 사진 NFT를 발행했다. 뉴스 사진 11만1건을 선정한 후, 1만 건씩 들어 있는 11개 컬렉션과 특별 에디션 1건을 발행했다. 중국 인터넷 기술 기업 텐센트가 블록체인 기술을 지원했다. 중국 정부는 사기와 거품 발생 가능성 등을 이유로 줄곧 블록체인 기술에 비판적 입장이었다. 지난해 12월 초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돈세탁 도구로 쓰일 위험을 이유로 NTF와 메타버스 관련 비즈니스 참여를 경고했다. 신화의 NFT 발행으로 가상 자산을 바라보는 중국 정부 시각에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신화는 해당 NFT에 대해 투자 자산이 아닌, 디지털 수집품으로서의 의미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