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0%에서 1.75%로 하향 조정했다고 미 시장전문매체 마켓워치 등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유가와 농산물, 원자재 가격 등 상품 전반의 값이 기록적으로 급등한 것을 고려한 결과다.

11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드니프로에서 구조대원들이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건물들의 잔해 속에서 구조 및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6일째인 이날 러시아군이 드니프로의 유치원 등 민간인 시설을 공습해 적어도 1명이 숨졌다고 현지 구조 당국이 밝혔다. /로이터 연합뉴스

골드만삭스는 전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러한 내용의 전망치를 발표하고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며 “고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올해 미국인들의 실질 가처분소득을 0.7%포인트 감소시킬 것”이라고 했다.

특히 “지정학적 위기가 소비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유럽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은 미국의 수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재정 긴축도 미국의 성장률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미국이 내년 중 경기 침체에 빠질 위험이 20∼35%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같은 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국제사회의 제재 여파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식량과 에너지의 국제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글로벌 교역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로 인해 소비자 지출이 줄고 경제 성장에도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러시아의 경기 후퇴를 불렀다”며 “러이사는 심각한 불황 가능성에 직면했다. 러시아의 채무 불이행 선언도 더는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고 했다. 다만 러시아의 IMF 회원국 자격 박탈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논의한 바 없다”고 했다. IMF의 모스크바 지사는 현재 운영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