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증시가 폭락하고 루블화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러시아 주식들 역시 크게 하락했다.

24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증시가 기록적으로 하락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2월 24일(현지 시각) 공습경보 발령 속 가방 들고 바삐 걸어가는 우크라이나 키예프 시민들. /AFP 연합뉴스

모엑스(Moex) 지수는 장중 한때 45% 하락한 뒤 종가 기준 33% 떨어지며 장을 마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비무장화하고 탈나치화를 위한 특별 군사 작전을 개시한 후 달러대비 루블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주요 석유와 가스 회사의 주가도 급락했다. 가스프롬의 주가는 37%, 루크오일과 노바텍은 각각 34%, 20% 하락하며 모엑스는 연초 이후 46% 하락했다. FT는 “이는 투자자들이 푸틴이 물러설 것으로 예상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에마뉘엘 코 바클레이스 유럽 주식전략부장은 “지금 공황상태에 있다”면서 “군사적 충돌의 위험을 고려해 시장에서 적절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당분간 무엇이 시장이 안정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지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또 런던에 기반을 둔 러시아 주식들의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이는 주식의 소유권을 담보하는 은행 증서의 한 종류이다.

런던증권거래소(LSE)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러시아 주식인 스베르뱅크는 72% 폭락했다. 가스프롬은 28% 떨어진 채 장을 마쳤고 루크오일은 5분의 2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러시아 투자회사 시나라의 루이스 사엔즈 국제유통본부장은 “현 시점에서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나를) 무조건 꺼내달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 국민들은 차후 제재가 러시아 주식 투자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모스크바 증권거래소는 우크라이나 여러 도시에서 폭발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온 후 달러당 루블화가 거의 90달러까지 떨어지자 운영을 중단했다. 러시아 통화는 중앙은행이 시장 안정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후 소폭 상승했다.

러시아의 채권 가격은 지난 수요일 공휴일 이후 시장이 재개되고 미국과 EU 투자자들이 3월 초부터 발행된 새로운 러시아 부채를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새로운 제재에 반응하면서 가격이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