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자동차 산하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베이징의 한 쇼핑몰 안에 전시돼 있다. /김남희 특파원

중국 최대 완성차 회사 상하이자동차(SAIC)가 최근 자동차 수출용 선박 두 척을 추가 구매했다. 국유 기업인 SAIC는 2021년 59만8000대를 수출하며, 중국 차 회사 중 6년 연속 해외 판매 1위를 기록했다. SAIC는 현재 국내외 운항 LNG 선박 31척을 보유하고 있다. 연료 재급유를 하지 않고 70일간 운항할 수 있다. 중국과 유럽 왕복 운항이 가능한 규모다. SAIC가 추가 구매한 선박은 차량 7600대를 실을 수 있는 크기다. 중국선박공업집단이 만들어 2024년 SAIC에 인도할 예정이다.

SAIC는 17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엔 SAIC 자체 브랜드로 생산한 전기차 위주로 수출할 것”이라고 했다. 이미 영국에선 SAIC 의 MG 브랜드 차가 일본 혼다나 마쓰다보다 더 잘 팔린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수출이 처음으로 200만 대를 돌파했다. 전기차 수출이 급증하면서 1년새 전체 차 수출 대수가 두 배로 늘었다. 중국 전기차가 유럽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면서 올해 중국 차 수출이 한국 수출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 차가 세계 시장에서 중국 차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중국 전기차 회사 니오(웨이라이)의 베이징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전기 SUV 모델을 둘러보고 있다. /김남희 특파원

중국 공업신식화부의 12일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2021년 자동차 201만5000대를 수출했다. 2020년(106만 대)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며 역대 최대 수출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 차 수출은 한국의 2020년 수출 대수(189만 대)를 넘어섰고, 2021년 수출량(205만 대)에도 근접했다. 한국 완성차 수출은 2013년부터 8년 연속 감소한 후 지난해 9년 만에 증가했다. 올해는 중국이 한국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가 중국 자동차 수출 호황을 이끌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집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총 31만 대의 신에너지차량(순수 전기, 플러그인 석유·전기 하이브리드, 수소 연료전지 차량)을 수출했다. 2020년 대비 3배 늘어난 규모다. 중국 신에너지차량은 대부분 전기차다. 전체 차 수출량 중 15% 이상이 전기차(순수 전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였다.

중국 베이징 도로의 테슬라 모델3 전기차. /김남희 특파원

중국 전기차 수출 중 절반은 미국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만들어 외국에 보낸 차다. 테슬라는 지난해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모델3 세단과 모델Y SUV를 총 48만4130대 생산했다. 이 중 중국에서 32만 대가 판매됐고 나머지 16만여 대가 유럽·아시아 등 해외로 보내졌다.

중국 브랜드가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며 약진했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모터스와 니오(웨이라이)는 지난해 북유럽 노르웨이에 전기차를 수출하며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마오쩌둥·덩샤오핑 등 중국 최고 지도자가 타던 중국 최고급 브랜드 홍치(红旗 Hongqi)도 노르웨이 수출을 시작으로 올해 유럽 시장에 본격 침투한다. 중국 지리자동차 산하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최근 한국에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