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이끌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이 미국 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가 1월말까지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CNBC가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앤서니 파우치(왼쪽)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 로셸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팀과 주지사들 간의 화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파우치는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미국의 인구 규모,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 분포를 볼 때 확산세가 정점에 도달하기까지 2주 이상은 걸릴 것이라며 내년 1월말이 정점을 찍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점쳤다.

최근 델타 변이를 제치고 미국의 코로나19 우세종이 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는 “우리는 이제 오미크론 변이가 매우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라는 것을 논란의 여지없이 알고 있다. 우리가 보고 있는 수치들로부터 안다”면서 “(그러나) 모든 징후는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심각도가 낮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파우치는 이와 관련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람들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사람들에 비해 응급치료가 필요할 가능성이 60% 낮고, 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이 40% 낮다는 영국의 연구 자료를 인용했다. 이날 동행한 한편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 국장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 부스터샷을 맞은 사람들에 비해 감염될 확률이 10배, 사망할 확률이 20배 더 높다”며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팬데믹의 종식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파우치는 “높은 전염성을 가진 오미크론 변이가 더 심각한 감염과 증상을 불러일으키는 다른 변이를 대체하는 것이 사실로 검증된다면 (오미크론이 대유행의 종식을) 앞당길 수 있다”면서도 “이를 통해 대유행 종료가 가능해지길 바라지만, 그럴 것이란 보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백신 출시가 대유행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델타 변이가 보고되면서 판도가 바뀐 것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전부터 우리를 속여왔다”는 것.

한편 미국의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수는 역대 최다인 44만 명까지 증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일시적으로 폐쇄되는 등 조치가 취해졌다.

월렌스키 국장이 이날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7일 간 평균 24만400건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다. 직전주에 비해 60% 증가한 수치다. 7일 평균 일일 입원건수는 9000건으로, 직전주 대비 14% 늘었다.다만, 7일 평균 일일 사망자수는 약 1100명으로, 직전주 대비 약 7% 감소했다. 이는 백신이 보급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1월 최고치 약 3300명에 비해 3분의1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