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가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성조기가 나부끼는 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 ‘오미크론’으로 인해 봉쇄 조치와 여행 제한 조치가 확산하자 뉴욕증시와 국제유가가 동반 하락했다.

20일(현지시각)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33.28포인트(1.23%) 하락한 3만4932.1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2.62포인트(1.14%) 떨어진 4568.0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8.74포인트(1.24%) 떨어진 1만4980.94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0%(2.11달러) 급락한 68.6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2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8시(영국 현지시간) 현재 배럴당 2.2%(1.63달러) 내린 71.8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3대 지수는 오미크론 우려에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뉴욕 증시는 이번주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오는 24일에 휴장할 예정이다. 연말 연휴 분위기로 이번주 거래량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 변이와 함께 겨울철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에서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15만명을 다시 넘었다. 오미크론 확산에 전 세계는 빗장을 다시 걸어 잠그고 있다. 네덜란드는 이날부터 다시 전국적인 봉쇄에 들어갔고, 영국도 전면 봉쇄를 검토하고 있다. 독일은 이날부터 영국에서 독일로 열차나 버스, 선박이나 여객기를 통한 승객 운송을 금지하기로 했다. 앞서 프랑스도 19일부터 영국발 입국 규제를 강화했다.

이로 인해 경기 회복이 둔화할 것이란 공포가 매도세를 불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플로뱅크의 에스티 드웨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오미크론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는 투자 심리를 짓누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유의 경우에는 봉쇄 조치와 여행제한으로 당장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더 큰 타격을 받았다. 금융, 자재, 임의소비재, 산업, 기술, 에너지 관련주가 하락했고,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 관련주는 올랐다.

유나이티드항공은 2% 이상 떨어졌고, 보잉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주가도 2% 이상 하락했다. 모더나의 주가는 자사의 코로나 백신 부스터샷(추가접종)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중화항체를 2차 접종 수준과 비교해 37배 증가시킨다고 밝혀 장 초반 오름세를 보였으나 결국 6% 이상 하락했다. 오라클의 주가는 회사가 의료정보회사 ‘서너(cerner)’를 인수한다고 밝히면서 5% 가량 떨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조 달러(약 2372조원) 규모 ‘더 나은 미국 재건 법안’(Build Back Better Act)의 연내 처리가 사실상 무산 위기에 놓인 점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이 주말 동안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반대 의견을 피력하면서 법안이 불발될 가능성이 커졌다. 해당 법안은 민주당의 자력으로 통과시키기 위한 ‘예산조정 절차’를 통해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라 상원 민주당에서 1명의 반대표라도 나온다면 처리는 불가능하다.

골드만삭스는 법안의 무산 가능성이 커지자 전날 보고서에서 내년 1분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에서 2%로 내렸다. 2분기는 3.5%에서 3%로, 3분기는 3%에서 2.75%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