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52년 만의 최저치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고 CNBC와 마켓워치 등 미국 경제매체들이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며 일자리가 늘어난 데다 고용시장 내의 인력 풀이 작아 고용주들이 근로자 해고를 주저하는 것 등이 실업 청구건소 감소의 주된 원인이다.

미국 라스베가스의 원스톱 커리어센터에 실업 수당을 받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11월28일~12월4일) 미국의 새로운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직전주(22만7000건)보다 4만3000건 줄어든 18만4000건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1969년 9월 첫째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1만5000건)를 크게 밑돌았다.

11월 시간당 민간부문 임금은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10월 일자리도 지난 9월(1060만개)보다 증가한 1100만개가 늘어났다. 다만 추수감사절 전후로 연휴를 즐긴 사람들이 많아서 이 기간에는 실업수당 신청 지표의 변동성이 크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추수감사절 전주에도 실업수당 신청은 19만4000명으로 전주에 비해 7만6000명이나 급감했지만, 그 다음주에는 22만7000명으로 급증했다.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지난 11월 셋째 주 19만4000건을 기록한 이후 3주 연속 20만건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직전 해인 지난 2019년 실업수당 청구건수 평균이 21만8000건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고용 상황이 사실상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갔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에 따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기준금리 인상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부담이 커진 연준 입장에서는 탄탄해진 고용시장 덕분에 긴축의 길로 들어서는 데 부담을 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은 오는 14~15일 열릴 예정인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내년 1분기 내에 테이퍼링을 종료하고 필요할 경우 봄에 금리 인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