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타’로 사명을 바꾼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광고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가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메타 암호화폐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데이비드 마커스 부사장이 연말 회사를 떠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온 결정이다.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디지털지갑 '노비' 앱의 구동 화면. /페이스북 캡처

이에 따라 앞으로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메타 계열 플랫폼에 다른 기업의 암호화폐 광고가 가능해진다. 다만 스타트업의 암호화폐 광고는 여전히 허용하지 않는다. 메타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생업체들이 광고하는 것은 앞으로도 광고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메타는 자체 암호화폐 개발에 주력하느라 그동안 페이스북 등 자사 소셜미디어에서 암호화폐 광고를 엄격히 제한해왔다. 거래소 상장 여부와 사업 관련 공공성 기준 충족 여부, 라이선스 보유 여부 등을 고려해 암호화폐 광고를 허용해왔지만, 실제 노출된 광고는 제한적이었다.

CNBC에 따르면 메타 측은 “암호화폐 산업이 최근 수년간 성숙해지고 있고, 안정되고 있다”면서 광고 규정을 크게 완화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으로 메타는 광고 규제 라이선스 수를 3개에서 27개로 확대하며 암호화폐 광고에 대한 진입장벽을 크게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정책의 변화가 발표된 시점도 주목받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데이비드 마커스가 전격 퇴사를 선언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1월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규제 역풍 때문에 지지부진했던 ‘디엠(Diem)’ 암호화폐 프로젝트도 앞날에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

결제 전문업체 페이팔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마커스는 2014년 메타의 전신인 페이스북에 합류했고, 블록체인 사업 총괄을 맡은 이듬해 ‘리브라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28개 회원사들이 참여한 리브라 연맹은 세계 금융 시장에서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이후 리브라는 디엠으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이 때부터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는 계속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치 못하게 된다. 세계 각국의 끈질긴 견제 때문에 디엠 회원사가 연이어 이탈하기 시작했고, 공식 출범도 하기 전에 7개 회원사들이 탈퇴를 선언했다.

지난 10월에는 역시 마커스의 주도로 ‘노비(Novi)’ 디지털 지갑을 선보였지만, 노비에는 페이스북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디엠은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노비는 미국과 과테말라 간의 송금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