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미 운송업의 양대 산맥인 UPS와 페덱스를 제치고 미 최대의 운송업체 자리도 차지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위치한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Amazon)’의 물류 창고 컨베이어벨트 위로 택배 상자들이 옮겨지고 있다.

데이브 클라크 아마존 전 세계 소비자사업부 최고경영자(CEO)는 29일(현지 시각)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미국 내 최대 운송업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랫동안 미국 운송 시장을 장악한 UPS와 페덱스를 꺾고 업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선언이다.

아마존은 2014년부터 자체 물류망에 대규모 투자를 해왔다. 2013년 연말 쇼핑 대란으로 주문이 밀리며 택배 업체들이 배달을 제때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물류망의 중요성을 깨닫고 직접 물품 배달에 나선 것이다.

이후 아마존은 자체 물류망을 개척했고, 소비자에게 최종적으로 물류를 배달하는 택배 업체 수 천 개를 편입시켜 이들이 아마존 물품만 배달하도록 했다. 여기에 더해 자체 트럭, 항공기, 화물선 등도 운용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로 인해 2019년 미국 소비자에 배송한 45억 개의 물품 중에 58%인 23억 개를 직접 배송할 수 있었다. 그 규모는 더 커져 지난 8월에는 아마존의 전체 물량 중 66%를 자체 배송한 것으로 추정된다.

CNBC는 이 같은 아마존의 자체 운송 시스템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인 감염병 대유행)으로 공급망 차질이 빚어진 올 연말 쇼핑 시즌에 주요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클라크는 “이런 일을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며 “20년 동안 물류 인프라, 이를 구동하는 기술 플랫폼을 구축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이날 UPS의 추천등급을 ‘매수’에서 ‘보유’로 떨어트렸다. 앞으로 상승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CNBC는 도이체방크는 UPS가 올해까지 보였던 강세를 내년에도 이어가기 힘들 것이라며 다른 투자처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