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의 국제 거래 가격이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라 내년 전세계 커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브라질 커피 농장에서 농부들이 생두를 채취하고 있다. 브라질에선 최근 가뭄 현상으로 커피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아라비카 원두 선물가격은 지난 7년 만에 최고치인 파운드(454g)당 2.235달러에 거래됐다.

특히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에서 오랜 가뭄과 한파로 인한 100년만의 물 부족 사태에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이 불러온 물류 대란까지 겹친 것이 원두 가격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세계 커피 생산 2위국이며 ‘로브스타’ 원두의 최대 생산국인 베트남의 경우에는 당국의 강력한 코로나 방역 대책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과 최고 10배 이상으로 치솟은 물류비 등으로 인해 원두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베트남 당국은 단계적 일상 회복을 선언하며 사실상 코로나 고강도 방역을 풀고 경제 재개를 도모하고 있어 국내 커피농가로의 일손 부족 현상과 국내 운송 문제 등은 상당부분 해소됐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해상 물류 공급선 확보가 여의치 않아 베트남산 커피 원두 수출은 당분간 예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커피는 석유, 철광석 등과 함께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큰 ‘원자재’다. 다른 원자재와 마찬가지로 수요·공급에 따른 가격 변동 폭이 크지만 기후 변화가 생산과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광물 자원과 다른 점이다.

온난화와 강수량 변화는 고용인원이 수백만명에 달하는 영세 커피 농가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커피가 자랄 수 있는 기후 조건은 매우 제한적이라 기후 조건이 달라지면 재배지를 옮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커피 생산국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다.

또한 커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공급을 따라 늘리는 것이 쉽지 않아졌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유엔 산하 국제커피기구(ICO)는 지금 추세라면 2050년까지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려야 수요와 공급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