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의 첫 노동조합 설립 여부가 달린 투표가 이번주부터 시작된다.

7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LRB)는 오는 10일 뉴욕 버팔로의 3개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에게 노조 설립 찬반 여부 투표 메일을 발송할 예정이다. 투표 기간은 이후 4주 동안이다.

이번 투표에 참여하게 될 직원은 100명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규모와 상관없이 스타벅스가 갖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미국 노동계에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윌마 리브먼 전(前) NLRB 의장은 “단순히 투표에 참여하는 직원 숫자 이상의 큰 의미가 있다”며 “스타벅스에 노조가 설립되면 향후 다른 기업의 노조 설립 움직임이 들불처럼 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직원이 마스크를 쓴 채 음료를 만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약 2년 전부터 노조 설립을 이야기한 이 지역 직원들은 지난 여름부터 논의를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안전한 근무 환경에 대한 요구가 커졌고, 신규 직원 채용이 어려워지면서 업무 부담도 가중됐기 때문이다.

다만 일련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스타벅스 측이 이들 매장에 직원을 추가 채용하는 등 저지에 나서면서다. 직원을 추가로 채용하면 투표에서 노조 설립에 찬성 표를 던질 직원의 비율이 줄어든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타벅스 북미 소매 부문 사장은 최근 6주 동안 7번이나 이들 매장을 찾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이밖에 2년 이상 일한 직원의 급여는 5%, 5년 이상 일한 직원의 급여는 10% 인상하는 회유책도 내놨다. 이를 적용하면 스타벅스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현재 14달러(약 1만6600원)에서 17달러(약 2만100원)로 올라간다. 하워드 슐츠 창업주는 또 지난 6일 직원들을 설득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해 “외부의 어떤 이도 우리를 압박하고, 교묘하게 조종하는 일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의 이러한 전략이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알렉시스 리조 스타벅스 매장 관리자는 NYT에 “회사 임원들은 우리의 세 곳 매장이 나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들은 내년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노조에 관한 직원들의 관심은 정말 놀라운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