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의 크로아티아가 빠르면 오는 2023년 유로화를 사용하는 20번째 국가가 될 전망이라고 유로뉴스가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크로아티아의 세계적인 관광지 두브로브니크의 풍경. /트위터 캡처

유로뉴스에 따르면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를 방문해 “크로아티아가 유로화를 채택할 수 있게 하는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며 “EU가 정한 기준을 충족하면 (크로아티아가) 유로화를 통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화는 EU(유럽 연합)가 장기적인 유럽의 경제적 통합을 염두에 두고 1999년 1월 도입한 공동 화폐다. 유로화를 통용하는 지역을 ‘유로존’이라 하며, 현재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19국이 유로존이다. 유로존 인구는 약 3억4000만명이다.

크로아티아는 2019년 7월에 유로존 가입 신청을 했다. 유로존에 가입하려면 해당 국가가 사용하는 기존 화폐의 환율 변동 폭이 일정 범위 이내여야 한다는 것을 비롯해 세부적인 자격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물가 변동 폭과 국가 재정 안정성 등도 평가 요소다.

동유럽 국가들은 대체로 유로존에 들어가려고 애쓰고 있다. 자국 화폐보다 가치가 높은 유로화를 사용하면 국제적인 신용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주변 국가들과 무역을 하거나 국민들이 국경을 넘을 때 환전이 필요 없는 편리함도 있다.

하지만 유로존의 일원이 될 경우 독자적인 통화 정책을 구사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경제 위기가 왔을 때 환율 시장에 개입해 충격을 줄이는 게 불가능해진다. 물가가 오르는 부작용이 수반되기도 한다.

그래서 유로존 도입을 국민들이 반대하거나 EU의 유로존 가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국가들이 있다. 스웨덴, 덴마크, 폴란드, 체코 등이 EU 회원국이면서 유로존은 아닌 사례다. 크로아티아에서 유로존 가입에 대한 설문 조사를 하면 찬성이 60% 안팎으로 나온다.

크로아티아의 유로존 가입 순서가 20번째가 아니라 21번째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불가리아가 크로아티아와 비슷한 시기에 유로존 가입 신청을 해놓고 기다리는 중이기 때문이다.

불가리아는 2024년부터 유로화를 사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고, 크로아티아는 2023년을 유로존 가입 목표 시기로 삼고 있다. 준비 상황에 따라 두 나라의 가입 순서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가장 최근에 유로존 국가가 된 나라는 2015년에 합류한 리투아니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