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성장세가 한풀 꺾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신규 가입자 유치전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 2분기 글로벌 시장 전체 신규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신규 유료 가입자 수는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1분기에 약 1009만명에 달했다. 코로나 확산 우려로 각 국 정부가 외부 활동을 통제하면서 외출을 하지 않고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늘어 반사이익을 본 것이다.
그러나 올 들어 미국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이 방역 규제를 점차 완화하면서 이 같은 ‘코로나 반사효과’도 점차 사라졌다. 넷플릭스의 신규 유료 가입자 수는 올 1분기에는 398만명, 2분기에는 154만명으로 감소했다.
그나마 올 2분기 넷플릭스 사업 확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곳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었다. 이 지역의 신규가입자는 약 102만명으로 전체 신규 가입자의 66%를 차지했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성과를 통해 매출도 증가했다. 2분기 넷플릭스의 매출은 73억달러(약 8조5629억 원)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늘었다. 그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은 40% 증가한 7억9900만달러로 집계됐다.
넷플릭스는 여전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추가 성장을 할 여력이 크다고 판단했다. 스펜스 뉴먼 넷플릭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주 수익결산회의에서 “우리는 중국을 제외한 전역에서 약 20%의 시청자층을 확보했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약 10%의 점유율에 머물러 있다”며 “아직 시장 진출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고속 성장을 하겠다는 넷플릭스의 야심이 현실화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보고 있다.
넷플릭스의 최대 적수인 디즈니는 지난 6월 말 태국에서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인 디즈니 플러스(Disney+) 서비스를 개시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차례로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데이터 조사 업체인 미디어 파트너 아시아(Media Partners Asia)가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디즈니 플러스는 올 1분기 동남아시아 지역 내 가장 많은 신규 가입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즈니 플러스의 신규 가입자 수는 전체의 43%를 기록, 12%로 2위를 차지한 한류 콘텐츠 집중 플랫폼 뷰(Viu)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넷플릭스는 9%로 태국의 AIS플레이와 동일한 순위에 머물렀다. 중국의 위티비(WeTV)가 5%, 아이치이를 비롯한 다른 중국 플랫폼들이 3%로 뒤를 이었다.
한편 넷플릭스는 OTT 업체 간 경쟁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게임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게임 서비스는 내년 중 기존 플랫폼을 통해 시작하며, 기존 가입자들은 추가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