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성장세가 한풀 꺾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신규 가입자 유치전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넷플릭스 씨 왓츠 넥스트:아시아’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공동 창업자/넷플릭스

21일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 2분기 글로벌 시장 전체 신규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신규 유료 가입자 수는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1분기에 약 1009만명에 달했다. 코로나 확산 우려로 각 국 정부가 외부 활동을 통제하면서 외출을 하지 않고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늘어 반사이익을 본 것이다.

그러나 올 들어 미국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이 방역 규제를 점차 완화하면서 이 같은 ‘코로나 반사효과’도 점차 사라졌다. 넷플릭스의 신규 유료 가입자 수는 올 1분기에는 398만명, 2분기에는 154만명으로 감소했다.

그나마 올 2분기 넷플릭스 사업 확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곳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었다.  이 지역의 신규가입자는 약 102만명으로 전체 신규 가입자의 66%를 차지했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성과를 통해 매출도 증가했다. 2분기 넷플릭스의 매출은 73억달러(약 8조5629억 원)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늘었다. 그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은 40% 증가한 7억9900만달러로 집계됐다.

넷플릭스는 여전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추가 성장을 할 여력이 크다고 판단했다. 스펜스 뉴먼 넷플릭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주 수익결산회의에서 “우리는 중국을 제외한 전역에서 약 20%의 시청자층을 확보했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약 10%의 점유율에 머물러 있다”며 “아직 시장 진출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고속 성장을 하겠다는 넷플릭스의 야심이 현실화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보고 있다.

넷플릭스의 최대 적수인 디즈니는 지난 6월 말 태국에서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인 디즈니 플러스(Disney+) 서비스를 개시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차례로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데이터 조사 업체인 미디어 파트너 아시아(Media Partners Asia)가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디즈니 플러스는 올 1분기 동남아시아 지역 내 가장 많은 신규 가입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즈니 플러스의 신규 가입자 수는 전체의 43%를 기록, 12%로 2위를 차지한 한류 콘텐츠 집중 플랫폼 뷰(Viu)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넷플릭스는 9%로 태국의 AIS플레이와 동일한 순위에 머물렀다. 중국의 위티비(WeTV)가 5%, 아이치이를 비롯한 다른 중국 플랫폼들이 3%로 뒤를 이었다.

한편 넷플릭스는 OTT 업체 간 경쟁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게임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게임 서비스는 내년 중 기존 플랫폼을 통해 시작하며, 기존 가입자들은 추가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