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암호화폐 시장을 가능한 최대한 관리·감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CNBC와 포천, 블룸버그 등 미국 주요 경제매체들이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게리 겐슬러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위원장이 2013년 7월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겐슬러 위원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 아스펜 연구소 주최로 열린 안보포럼에서 암호화폐 시장을 서부시대의 무법천지를 뜻하는 ‘와일드 웨스트’로 규정하며 “가능한 범위에서 우리의 권한을 행사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가상화폐 시장이 투자자 사기와 시장조작에 취약하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투자자들을 보호할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암호화폐 강의를 맡았을 정도로 암호화폐에 관심이 많은 그는 “미국인들이 탈중앙화 금융(디파이·DeFi) 플랫폼 등에서 가상화폐를 사고, 팔고, 빌리고 있지만 투자자 보호에서는 공백이 크다”고 지적했다.

디파이는 그가 강의를 담당했던 분야 중 하나로, 정부나 기업 등 중앙기관의 통제 없이 인터넷 연결만 가능하면 블록체인 기술로 제공되는 탈중앙화된 금융서비스를 말한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자신의 보유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 더 많이 베팅하는 것처럼 암호화폐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더 많은 암호화폐를 사들이기 위해 디파이를 통해 돈을 빌린다. 일종의 마진거래다.

겐슬러 위원장은 “암호화폐 금융의 세계는 이제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플랫폼을 탄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빌려주는 단계로까지 확장됐다”면서 이같은 플랫폼들은 증권법과 상품·은행 감독 규정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