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월 7일 칭하이성 시닝을 방문해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시 주석은 앞서 5월 사교육 규제를 지시했다. /신화 연합뉴스

중국 정부 규제 리스크(위험)로 중국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가가 폭락한 후, 중국공산당 산하 관영 매체들이 ‘저점 매수’ 기회라며 충격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27일 홍콩과 중국 본토 증시의 주요 지수는 전날에 이어 또 떨어졌다. 테크·사교육주에 이어 다른 산업으로 규제가 더 확대될 거란 관측 속에 투자자들이 ‘패닉 셀링(공포에 파는 것)’을 이어가면서다.

이날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산하 증권시보는 “26일 주요 지수가 대폭 하락한 후 시장 정서가 참담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하락이 지속되지 않으며 시장은 수시로 안정된다고 본다”며 “이들은 A주(중국 본토 상하이나 선전 거래소에 상장된 위안화 표시 중국 기업 주식)는 앞으로 계속 오를 것이기 때문에 A주의 구조적 투자 기회를 잡으라고 말한다”고 했다.

중국 관영 신화사 산하 상하이증권보도 이날 “중국 경제 성장 전망이 여전히 밝다”며 “시장 혼란은 업종 간 자금 순환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가가 반등할 걸로 예상된다고 했다.

공산당 매체들이 일제히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려는 듯한 기사를 내보낸 것은 전날 주가 폭락 때문이다. 전날 본토 상하이종합지수는 2.34%, 홍콩 항성지수는 4.13% 하락했다. 주말 동안 중국 정부가 사교육 규제 정책을 내놓고 온라인 플랫폼 규제도 더 강화하면서 투자자들은 사교육주와 테크주를 내던졌다.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 부장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6일 톈진에서 만나 회담을 했다. /미 국무부

관영 매체들이 낙관론을 띄웠지만, 투매 분위기는 27일에도 계속됐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2.49%, 홍콩 항성지수는 4.22% 내렸다.

중국 정부발 규제 공포는 국채·외환 시장도 강타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중국 국채 금리는 2.94%로 0.07%포인트 상승했다(국채 가격은 하락). 역외 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한때 0.6%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증시 궤멸 후 해외 헤지펀드가 중국 자산 정리에 나섰다는 관측이 많다”고 했다.

투자 업계에선 중국 정부 규제가 더 많은 업종으로 확대될 거라 전망한다. 1순위로 거론되는 것이 부동산 시장이다. 최근 상하이시가 몇 년 만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는 등 부동산 시장 과열을 억누르려는 조짐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미·중 갈등 심화도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 전략으로 돌아선 원인으로 꼽힌다. 전날 왕이 중국 외교 부장(장관)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의 톈진 회담에선 양측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는 평이 나왔다.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자기 주장만 했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을 제한한 데 이어, 미국 정부가 중국 상장사 감독을 강화하는 조치를 내놓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