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왕국’ 디즈니가 미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포츠 OTT 서비스 ESPN+의 구독료를 17% 가량 인상한다. OTT(Over The Top)서비스는 인터넷을 통해 방송이나 영화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월트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

12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과 블룸버그 통신 주요 외신은 월트 디즈니 주식회사는 이날 미국 내 ESPN+의 월별, 연간 구독료를 모두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ESPN+의 월정액 요금은 1달러(약 1144 원) 올라 6.99달러(약 8000 원), 연간 이용료는 10달러(약 1만 1446 원) 올라 69.99달러(약 8만 1245 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변경 내역은 내달 13일부터 적용되며 디즈니의 또다른 OTT 서비스인 훌루(Hulu)와 디즈니플러스(Disney+) 등을 묶어서 이용할 수 있는 결합 서비스의 가격은 매달 13.99달러(약 1만 6015 원)로 기존 요금 그대로 유지된다.

이번 가격 인상은 막강한 미디어 장악력을 자랑하며 많은 이용층을 확보한 디즈니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반사이익을 본 OTT 부문 수익성을 더욱 극대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디즈니는 팬데믹 여파가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새로운 가격전략을 발표하며 OTT 서비스 역량 강화에 집중해 왔다. 테마파크와 영화관 관람 이용객이 크게 줄며 해당 부문에서 실적이 악화됐지만, 사람들이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디즈니플러스가 1년 4개월 만에 가입자 1억 명을 넘어서는 등 OTT 서비스 부문에서 큰 성과를 냈다.

이에 디즈니는 지난 3월 말 디즈니플러스의 미국 구독료를 월 7.99달러(약 9146 원)으로, 연간 구독료는 79.99달러(약 9만 1572 원)으로 각각 1달러, 10달러 씩 인상한 바 있다. 당시 통합 서비스 이용료도 월 12.99달러(약 1만 4870 원)에서 13.99달러(약 1만 6015 원)으로 올렸다.

이번에 가격 인상이 결정된 ESPN+는 디즈니가 운영하는 OTT서비스 중 가장 작은데도 가입자 수는 약 1400만 명에 이른다.

디즈니는 이번 이용료 인상 직전에 다양한 분야의 스포츠 경기들과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올해 프로 미식축구, 하키, 야구 등의 중계권을 신규로 체결했으며, 지난주에는 윔블던 테니스 중계권을 갱신해 2035년까지 연장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디즈니가 스포츠 서비스에 있어 대규모 투자를 계속하고 있으며 수많은 미디어 서비스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 편성에서 막대한 선택권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서 월트 디즈니의 주가가 184.65 달러(약 21만 1387 원)으로 4.30% 올랐다. 이와 관련해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월트 디즈니의 경우 ESPN+ 관련 구독료 인상 등의 이슈가 장중 주가에 긍정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