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이 뉴욕 증시 상장을 앞두고 공모가를 확정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 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디디추싱이 이날 오후 주당 공모가를 14달러로 최종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디디추싱은 3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디디추싱 본사. /로이터 연합뉴스

디디추싱은 앞서 지난 23일 자사 미국주식예탁증권(ADS) 공모가를 1주당 13~14달러로 정하고, 2억8800만주를 판매할 것이라는 내용의 계획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따라서 디디추싱이 이번에 뉴욕 증시에서 조달할 자금은 40억3000만달러(약 4조5600억원)에 이를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초과할당 옵션을 완전히 행사할 경우, 이 금액은 46억4000만달러(약 5조25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마찬가지로 디디추싱의 기업가치는 671억달러(약 75조9400억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과할당 옵션까지 포함하면 677억달러(약 76조6200억원)다. 미국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우버의 기업가치는 현재 950억달러(약 107조5200억원) 수준이다.

디디추싱의 이번 기업공개(IPO) 규모는 지난 2014년 250억달러(약 28조2900억원)를 조달한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이후 중국 기업 가운데는 최대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디디추싱 상장의 가장 큰 수혜자는 지분 21.5%를 갖고 있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와 12.8%를 보유한 우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디추싱의 자율주행차. /디디추싱

디디추싱의 몸값은 당초 1000억달러(약 113조1800억원)로 평가됐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반(反)독점 규제 리스크가 불거지며 평가액이 낮아졌다. 진룽제, 펑파이 등 중국 현지 매체들은 이날 디디추싱이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중 갈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공모가를 보수적인 수준으로 낮춰 설정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월가에서는 여전히 디디추싱을 올 여름 미국 증시 IPO 최대어로 꼽는 분위기다.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CNBC의 투자 방송을 진행하는 짐 크레이머는 28일 “디디추싱이 상장되면 가능한 한 많이 사 모으라”며 “중국 정부의 반독점 규제가 우려되지만 디디추싱은 정부 친화적인 기업이어서 별다른 마찰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디추싱은 2015년 디디다처와 콰이디다처가 합병돼 탄생했다. 2016년 우버의 중국 사업부(우버 차이나)를 인수한 뒤로는 중국 시장 점유율을 90%까지 끌어올렸다. 16개국 4000여개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1분기에는 64억달러(약 7조24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