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보다 일찍 금리인상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 시각) 전망했다.

WSJ는 이날 ‘연준 위원들이 회의에서 조기 금리인상 쪽으로 일단 가닥을 잡을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3개월 사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히 커졌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FOMC는 오는 16일 이틀 간의 회의를 마치고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새 점도표와 인플레이션, 성장률, 실업률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Fed) 청사. /연합뉴스

WSJ는 우선 FOMC가 지난 3월 내놓은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동결을 예상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당시 연준 위원들은 소비자 물가가 올해 4분기 2.4%로 오르고, 장기 인플레이션은 2%로 연준의 목표치와 일치할 것으로 예상했다.

WSJ는 그러나 “이후 5월 소비자가격지수(CPI)가 전년동기대비 5% 뛰며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치솟았다”고 지적했다. CPI는 4월에도 전년동기대비 4.2% 올랐었다.

WSJ는 “3월 FOMC 전망대로라면 인플레이션은 더 이상 오르지 않고 남은 한 해 동안 떨어져야 하지만 그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영국계 다국적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는 이제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이 4분기 3.6%로 연준 목표치( 2%)의 거의 2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이를 바탕으로 3월보다 더 많은 연준 위원들이 이번 FOMC에서 2022년이나 2023년 금리인상을 전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월 점도표에서 전체 연준 위원 18명 중 4명은 내년 금리인상을 예상했고, 7명은 내후년 금리가 오를 것으로 봤다.

경제조사기관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가 이달 시장 참여자 1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WSJ의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응답자의 68%는 2023년에 금리가 최소 1차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 역시 지난 11일 금리인상 시점으로 2023년 말을 예상했다.

연준은 지난 5일 FOMC를 앞두고 ‘침묵의 일주일’에 들어가면서 5월 CPI 급등에 관한 언급을 일절 삼가고 있다. 다만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등은 그전까지 “필요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어 WSJ의 이날 분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AP 연합뉴스

WSJ는 연준이 이번 FOMC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도 예상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부터 채권매입 축소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완전고용과 2% 물가 목표를 향한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왔지만, 앞으로 고용이 얼마나 늘어날지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면서 테이퍼링 논의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WSJ는 별도의 기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줄어든 고용이 모두 회복될 수 있을지를 두고 연준의 자신감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지난 4월과 5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고 짚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이후 은퇴한 260만명이 노동시장에 복귀하지 않을 가능성 또한 높다. WSJ은 이에 “미국 경제가 예전보다 낮은 노동 참가율로도 운영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다면 연준은 예상보다 빨리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WSJ는 올해 성장률 역시 3월 전망치(6.5%)보다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올해 성장률을 7.7%로 본다며 4분기 인플레이션이 3.5%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