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부자들이 아시아 최고 부호 경쟁에서 중국 거물들을 제쳤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FT는 이날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지수 데이터를 인용,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과 인프라 재벌 가우탐 아다니 아다니그룹 회장의 보유 자산이 각각 840억 달러(약 93조8000억원), 780억 달러로 급증해 아시아 1, 2위 부호에 올랐다고 전했다.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

인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기업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릴라이언스와 아다니그룹 같은 대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면서 관련 기업 총수의 자산도 급증한 것. 인도 50대 기업의 주가를 반영한 ‘니프티 50’ 지수는 최근 한 달 새 10%가량 상승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암바니 회장은 스티브 발머 전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세계 12위 부자이기도 하다.

암바니 회장은 명실상부한 인도 최고 갑부다. 2007년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625억달러)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오른 적도 있다.

그는 뭄바이에 무려 27층짜리 (60층 높이) 초호화 자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안틸리아’라는 이름의 이 저택은 3개의 헬기 착륙장과 더위를 피하기 위해 만든 ‘스노우룸(인공눈으로 운영)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드는 직원(?)만 600명에 이르며, 집의 지난해 추정 가격은 10억 달러에 이른다.

릴라이언스그룹 창업주는 암바니 회장의 선친인 디루바이 암바니다. ‘인도의 록펠러’로 불리는 디루바이 암바니는 인도 북서부 구자라트 출신으로, 고등학교 졸업 후 주유소 주유원으로 시작해 당대에 인도 최고의 기업을 일군 전설적인 기업인이다.

1957년생인 무케시 암바니 회장은 디루바이 암바니의 4남매 중 장남이다. 1977년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바로 릴라이언스 이사로 입사했다.

하지만 선친이 2002년 세상을 떠난 뒤 동생 아닐 암바니와 릴라이언스 지분 문제를 두고 재산권 다툼이 벌어졌다. 결국 모친이 주도해 파국을 막았고 그룹이 분할됐다. 무케시 암바니의 동생 아닐 암바니는 릴라이언스그룹 부회장직에서 물러나 릴라이언스 에너지,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 릴라이언스 내셔널 리소시스 등의 기업을 독자 운영하기 시작했다.

암바니 회장은 구자라트 상인 출신인 부친의 경영 능력을 이어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섬유 제조업에 한정됐던 릴라이언스 사업 분야를 폴리에스터와 석유화학·정유·석유 및 가스 탐사·정보통신 부문으로 확대하는 등 미래지향적 결단으로 기업을 크게 키웠다.

인도 뭄바이에 있는 암바니 회장의 초호화 주택.

때로는 경쟁업체를 따돌리기 위해 릴라이언스의 통화 요금을 기존 업체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파격적인 전략을 택하기도 했다. 과감한 저가 공세를 통해 후발주자임에도 2019년 말에는 가입자 수에서 인도 선두로 부상했다. 릴라이언스는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인도에서 4억명에 육박하는 이동통신 사용자를 거느리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자산이 가장 많이 오른 중국인은 생수업체 농푸의 중산산 회장이었다. 그는 710억 달러의 자산으로, 암바니와 아다니에 이어 아시아 부자 순위 3위에 올랐다. 이어 마화텅 텐센트 창업자가 610억 달러로 아시아 4위,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500억달러로 5위를 차지했다. 마윈은 중국 정부의 압박 등으로 최근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