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국내산 식품의 수출 제한 조치를 계속해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 5일부터 8월 31일까지 메밀 수출을 제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자국의 식량 안보를 우선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한 농장에서 밀을 수확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6일(현지 시각)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막심 레셰트니코프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은 이날 “러시아의 국내 시장의 가격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주요 식품 수출 제한 조치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레셰트니코프 장관은 이같은 조치를 ‘충격 흡수제’라 부르면서, 이를 통해 자국내에서 더 많은 식품 생산 투자를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수출 제한)는 새로운 가치사슬을 더해 러시아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방법”이라며 “곡물은 (가축의 사료로서) 축산업의 기반이 되고 축산업은 유제품 생산을 발전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레셰트니코프 장관은 러시아가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 중 하나로서 식량수출을 지원하면서도 국내 시장에서의 가격 상승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식품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할 경우 정부 차원에서 수출 관세를 유연하게 조절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상 기후에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까지 겹쳐 식량 자급률이 낮아지자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주요 곡물에 대한 수출 제한을 내리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작년 3월 팬데믹의 불안감이 증폭되었던 시기엔 세계 최대 밀가루 수출국인 카자흐스탄이 밀가루와 더불어 설탕, 감자 등 주요 식품에 수출 제한령을 내렸다. 또한 중국, 아프리카, 필리핀의 주요 쌀 수출국인 베트남도 일시적으로 쌀 수출을 중단해 전 세계의 식량 공급망에 부담을 줬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상황이 잡히지 않으면 계속해서 사람들의 식량 확보 불안감은 커지고 식량 수요가 증가해 가격 변동이 쉽게 안정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카자흐스탄과 베트남의 수출 제한 당시 팀 벤턴 런던 싱크탱크 채덤 하우스 이사는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주요 식량 생산국의 수출 봉쇄가 이미 본격화됐다”며 “바이러스 확산이 지속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6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식량가격은 지난 1년 동안 매월 상승했다. FAO가 매달 발표하는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5월 전월 대비 4.8%, 전년동월 대비 39.7% 오른 127.1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