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둥 자율주행 배송 로봇. /징둥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京东·JD.com)의 물류·택배 자회사인 징둥우류(京东物流·JD Logistics)가 28일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징둥우류는 올해 홍콩 증시에서 두 번째로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다. 징둥이 중국 물류·택배 시장의 거센 경쟁 속에서 실탄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징둥우류는 공모가(40.36홍콩달러) 대비 14.1% 오른 46.05홍콩달러로 거래를 시작했다. 앞서 공모가는 회사가 제시한 예상 범위(39.36~43.36홍콩달러)의 하단에서 정해졌다. 중국 정부가 마윈이 세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과 그 아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을 시작으로 플랫폼 반독점 단속을 강화하면서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중국 당국의 반독점 칼날은 텐센트·메이퇀·징둥 등 주요 플랫폼 회사를 모두 겨눈 상황이다.

징둥우류는 이번 IPO에서 6억920만 주를 발행해 32억 달러(약 3조5000억 원)를 조달했다. 조달액은 2월 홍콩 증시에 상장한 영상 공유 플랫폼 콰이서우(快手·Kuaishou) 이후 두 번째로 크다.

물류는 징둥 전자상거래 사업을 떠받치는 핵심 요소다. 징둥은 반일 배송 또는 당일 배송 등을 내세워 중국 상당수 도시에서 1위 업체인 알리바바(타오바오·티몰 운영)보다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징둥은 현재 900개가 넘는 창고와 20만 명 이상의 배송 인력을 갖췄다. 지난해 징둥우류 매출의 50% 이상이 징둥에서 나왔다.

중국 전자상거래·물류 기업 간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물류 분야에선 업계 1위 순펑(SF Express)과 알리바바 산하 차이냐오(菜鳥·Cainiao), 징둥우류 등이 경쟁하고 있다. 출혈 경쟁을 벌이면서 지난해 징둥우류 적자 규모는 훨씬 커졌다. 징둥우류는 지난해 매출 734억 위안에 40억 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2019년(22억 위안 적자) 대비 두 배 가까이 커졌다. 배송 속도가 중요한 만큼 인건비가 전체 운영 비용의 40% 이상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구조다.

징둥우류는 뉴욕·홍콩에 상장된 모회사 징둥과 홍콩에 상장된 헬스케어 자회사 징둥젠캉(京东健康·JD Health)에 이어 징둥의 세 번째 상장사다. 징둥은 이번에 징둥우류 분사와 상장을 동시에 진행했다. IPO 후 징둥이 보유한 징둥우류 지분율은 79.12%에서 64.4%로 낮아졌다. 징둥은 지난해 6월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 식료품 배달 서비스 회사 다다(达达·Dada)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