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과 불가리 등 명품 브랜드를 거느린 ‘세계 최대 명품 제국’ 루이뷔통 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에 이름을 올렸다고 미국 경제지 포브스와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주요 외신이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 회장.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아르노 회장의 보유 자산은 최근 LVMH 그룹의 주가 상승으로 이날 기준 1863억 달러(약 209조원)로 늘었다. 이에 따라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1860억 달러)를 제치고 세계 최고 갑부가 됐다.

베이조스와 오랫동안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벌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473억 달러의 자산으로 3위에 올랐다.

2020년 3월 760억 달러였던 아르노 회장의 자산은 코로나19 사태에도 LVMH 주가가 꾸준히 상승한 덕분에 지난 5월 24일에는 무려 1100억 달러 증가해 1863억달러로 커졌다.

그는 팬디, 디오르, 루이비통, 불가리 등의 유명 고가 브랜드를 50여개 이상 보유한 LVMH를 소유하고 있다. 루이비통과 아르노 회장은 유럽 명품 패션의 자부심이자 상징이다.

올 1분기 LVMH 매출은 중국에서 판매가 늘면서 전년 대비 32% 늘어나 170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여년 간 세계 최고 자산가 자리는 제프 베이조스, 일론 머스크,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등 미국인의 독무대였다. 이 기간에 멕시코의 통신재벌 카롤로스 슬림이 잠시 1위에 올랐을 뿐이다.

지금까지 유럽 부호들은 세계 1위 자리에 오르지 못했으나 아르노 회장이 마침내 유럽인 최초로 이 자리를 차지한 것. 아르노 회장은 2005년 10위권, 2018년에 5위권, 2019년 3위에 올랐다.

아르노 회장은 사실 패션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에콜폴리테크니크에서 공학을 전공한 그는 1971년, 아버지 장 레옹 아르노가 운영하는 건설회사 페레사비넬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아르노 회장은 5년 만에 사업 일부를 4000만프랑에 매각하고 부동산 사업에 집중해 큰 성과를 냈다. 이후 1978년, 본격적으로 회사 대표직을 맡게 되면서 명품 브랜드를 하나씩 사들여 지금의 LVMH 그룹을 일구었다.

당시 유럽 명품 업체는 창업자에게 물려받은 단일 브랜드를 가족기업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아르노 회장은 미국식 경영기법을 접목해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벌였다.

그는 루이비통을 비롯해 디올, 지방시, 셀린느, 펜디 등 유명 명품 브랜드를 인수했고, 메이크업 포에버, 베네피트 코스메틱 같은 화장품 브랜드뿐 아니라 태그호이어, 불가리 등 시계, 쥬얼리 브랜드를 인수합병 했다. 디자인은 우수하지만 경영 측면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 브랜드들을 인수합병 함으로써 해당 브랜드가 가진 전통과 역사는 이어가면서 신진 디자이너를 영입해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

아르노 회장이 무차별적인 M&A로 업계 생태계를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캐시미어를 두른 늑대’라고 혹평하는 이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