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일 LB인베스트먼트 중국법인 이사가 “중국 유니콘 기업은 2014년 첫 등장 후 기업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면서 한국이 중국 시장 변화를 활용하는 지혜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이 이사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한중 수교 30주년 경제 포럼’에서 “중국 유니콘 기업은 2016~2018년 기간동안 공유경제·플랫폼·스마트 경제 부상에 더불어 71개에서 202개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범 LG가(家) 벤처캐피털(VC)이다.

이충일 LB인베스트먼트 중국법인 이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한중 수교 30주년 경제포럼’에서 ‘중국 진출 성공 한국기업 키워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이 이사는 “지난해 전세계 유니콘 기업 중 미국이 487개로 1위, 중국이 301개로 2위”라며 “전세계 10대 유니콘에는 바이트댄스와 엔트그룹, 차이냐오 등 3개 기업이 포함돼있다”고 했다. 바이트댄스는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틱톡’의 운영사이며, 엔트그룹은 알리바바 그룹의 핀테크 계열사다. 차이냐오는 중국 물류 플랫폼 회사다.

그는 “중국이 미국과 견줄 만큼 다수의 유니콘 기업을 배출한 배경에는 비상장 시장의 빠른 성장 지원이 있었다”면서 “중국의 스타트업은 다층적으로 형성된 비상장 마켓에서 기업공개절차(IPO) 이전부터 대규모 자금조달 통해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의 비장상 투자 규모가 지난 10년 간 15배 넘게 성장했다”고도 덧붙였다.

이 이사는 앞으로 주목해야 할 분야로 ▲신재생에너지 ▲‘고 글로벌(go global·중국의 우수 창업자들을 해외로 진출시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 ▲블록체인 ▲융합과학 등을 꼽았다.

그는 “중국정부는 기존 간접투자 방식에 머물지 않고 직접투자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특히 하드웨어 테크닉, 반도체, 의료 등 부문은 정부 자본이 스스로 산업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이러한 변화가 국내 기업에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이사는 “‘고 글로벌’ 영역에서 한국 글로벌 플레이어가 중국 브랜드의 파트너로서 함께 세계시장을 공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블록체인 영역의 경우 글로벌 생태계와의 연계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국내 기업과의 협업도 기대된다”고 했다.

다만 안보 관련 이슈가 해외자본에 투자 장벽이 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보 이슈로 중국 하이테크 유니콘 기업에 대한 한국 등 해외자본의 투자기회는 제한될 것”이라며 “중국은 태양광 풍력 글로벌 벨류체인(가치사슬)을 장악해 우리에게 남은 기회인 수소 및 반도체 기업 성장을 위한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