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때 당뇨병 발병으로 인해 삶이 바뀌었다. 시작은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질환)를 해결하기 위함이었지만, 이제는 동반 질환 전부를 아우르는 헬스케어 슈퍼 애플리케이션(앱)을 지향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닥터다이어리의 송제윤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본능을 참아야 한다는 건강관리의 특수성을 뛰어넘어 심각하지는 않으면서도 재미있게 건강관리를 돕는 헬스케어 앱이 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글 창구 프로그램 4기에 당선된 닥터다이어리는 당뇨·고혈압 환자의 혈압과 혈당을 기록하는 앱이다. 최근에는 B2B(기업 대 기업) 서비스인 기업 임직원 대상의 EAP(근로자 지원 프로그램)를 출시하고 비대면 일대일 코칭을 제공하는 등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있다.

창업 계기는.

”처음부터 창업을 목표로 했던 것은 아니다. 중학교 때 당뇨 진단을 받았던 게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모범생이었으나 질병 진단으로 결국 고등학교 2학년 때 자퇴했다. 막연하게 회사원이 되겠거니 싶었는데 대학 4학년 때 들었던 수업에서 관련 앱을 제작하면서 기왕이면 내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본 것이 시작이었다. 개인 스토리가 독특하다 보니 수십 개 대회에서 수상도 하고, 어느 순간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었다. 이제는 당뇨뿐 아니라 동반 질환까지 전부를 아우르는 헬스케어 슈퍼 앱을 지향한다.”

헬스케어 슈퍼 앱을 지향한 이유는.

”우리나라엔 이른바 ‘슈퍼 앱’이 많다. 여행에서 마이리얼트립, 야놀자, 금융에서 토스 등 셀 수 없이 많은데 유독 헬스케어 부문에선 없다. 아마도 건강관리는 본능을 참아야 하기에 유저 유입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한계를 넘어보고 싶다. 우리가 줄 수 있는 가치는 건강에 이상이 없는 일반인도 ‘건강해지고 있구나’라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심각하지는 않게, 더욱 재미있게 건강관리를 돕는 앱이 되려 한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인상 깊었던 순간은.

”코엑스에서 연간 한두 번씩 앱 유저들을 모아 전문 헬스케어 진단 등을 해준다. 당뇨라는 질병을 관리하는 건 너무 외롭고도 지루한 싸움이다. 여러 당뇨인이 만나서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 회사가 존재할 만한 이유는 이 세상에 충분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직원도 전원 ‘필참’이다. 이 행사를 할 때마다 자긍심을 느낀다.”

구글 창구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것은.

”정부와 손잡고 글로벌 회사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라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서 선배들, 전문가들과 만나 도움이 되는 조언도 많이 얻었다.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도 됐다.”

앞으로의 목표는.

”기존엔 B2C(기업 대 소비자) 기반의 플랫폼이었던 반면에 올해 하반기부터는 B2B 확장도 적극적으로 하려 한다. 일본이나 미국과 달리 한국은 회사가 나서서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건강 경영’이 시작 수준이다. 이와 관련한 좋은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