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용평가사들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한화(000880)그룹이 인수하면서 재무건전성이나 지배구조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034950)는 한화오션의 신용등급을 BBB-(긍정적 검토)에서 BBB(안정적)로 올린다고 24일 밝혔다. 한국기업평가는 한화그룹이 한화오션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유상증자를 진행해 재무안전성이 개선된 점을 신용등급 상향의 이유로 꼽았다.

한화오션의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 전경. 'DSME 대우조선해양' 글귀가 지워진 골리앗 크레인이 보인다. /뉴스1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한화시스템(272210) 등은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한화오션의 최대 주주(지분율 38.75%)가 됐다. 한국기업평가는 한화오션의 자본금이 늘면서 별도기준 부채비율이 지난 3월말 2224.2%에서 유상증자 후 459.7%로 낮아진 것으로 추산했다.

정책금융 지원도 확대·지속된다. 한국수출입은행은 한화오션의 2조3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이자율 스텝업(Step-up·일정 기간 후 금리 인상) 시점을 5년 이상 유예했다. 또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신용공여한도(Credit Line) 방식으로 지원한 2조9000억원도 앞으로 5년간 저금리로 유지된다.

한화그룹 소속이 된 점 역시 신용등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한화그룹의 우수한 신용도, 방산사업과의 전략적 통합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인정된다”며 “그동안 정책금융기관 관리 아래서 실질적 대주주가 부재했던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이 해소돼 자본시장 접근성과 평판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날 한화오션의 신용등급(BBB-) 전망을 Stable(안정적)에서 Positive(긍정적)로 변경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한화그룹의 지원 가능성을 신용등급 전망 상향의 근거로 들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오션의 한화그룹 편입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사업적, 재무적 통합 수준도 높아질 것”이라며 “한화그룹의 비경상적 지원 가능성이 제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또 “2021년 이후 (한화오션의)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으나 2021년 하반기 이후 급등한 선가를 반영해 안정적 이익을 확보한 수주 물량이 매출에 반영되면서 점진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