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자금 시장이 위축되면서 스타트업 투자금액도 줄고 있지만, 그린테크(기후테크)·환경, 금융·보험, 헬스케어 분야에는 자금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

19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스타트업 투자 라운드 중 자금 유치로 이어진 경우는 총 83건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 176건 대비 52.8% 줄어든 수치이며 한 달 전인 119건과 비교하면 30.3% 줄었다.

투자금액도 급감했다. 지난달 스타트업이 유치한 총 투자금액은 2579억원으로, 전년 동월 1조6404억원과 비교하면 84.3% 감소했다. 전체 투자액이 줄면서 3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도 작년 1월 14건에서 지난달 1건으로 줄었다.

스타트업 투자 규모 비교./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통상적으로 1~2월은 투자 비수기로 불린다. 기업의 회계 결산이 12월을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작년 말부터 시작된 3고 현상(고금리, 고환율, 고물가)으로 투자심리가 더 쪼그라들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그린테크 분야는 2개월 연속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했다. 작년 12월 1720억원을 유치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57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기후 위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환경 분야 기업에 대규모 자금이 쏠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에너지저장장치(ESS)용 흐름전지 전문기업인 ‘에이치투(H2)’가 지난달 초 230억원을 유치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제로에너지건축물(ZEB)을 짓는 건축 플랫폼 ‘에너지엑스’(200억원)와 폐기물 수집운반 서비스 ‘업박스’ 운영사 ‘리코’(145억원)도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디지털 전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금융·보험 분야도 총 547억원으로 유치하며 2위를 차지했다. 핀테크(금융서비스) 분야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관련 투자유치가 더욱 수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핀테크 솔루션 개발업체 ‘아데나소프트웨어’가 E&F 프라이빗에퀴티(PE)로부터 300억원을 유치했다. 핀테크 기업 ‘피플펀드컴퍼니’도 기존 주주사 9곳으로부터 247억을 추가 유치했다.

투자 건수 기준으로는 헬스케어 분야가 총 12개 기업으로 가장 많았다. 작년 11월 15건, 12월 11건에 이어 꾸준히 두 자릿수 투자 유치 실적을 내고 있다. 의료인을 위한 플랫폼을 운영하는 ‘인티그레이션’은 100억원을 유치했고, 이토머스(60억원), 원격 예약진료 서비스 ‘메디르’(45억원) 등도 투자금을 확보했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최근에는 그간 투자를 주저했던 벤처캐피털(VC)들이 투자를 재개할 조짐이 보이면서 전반적인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