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합상사업계가 인도네시아 새 수도가 들어설 동부 칼리만탄 지역에 교두보를 속속 마련하고 있다. 자원·인구 부국인 인도네시아는 2024년 8월 자바 섬 자카르타에서 약 1400㎞ 떨어진 칼리만탄 섬 누산타라로 수도를 옮길 계획인데, 수도 인근의 유리한 입지를 미리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손민균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은 최근 인도네시아 팜(기름야자) 사업 거점을 현재 파푸아 섬에서 칼리만탄 섬 동부로 이전할 계획을 세웠고, LX인터내셔널(001120)은 칼리만탄 섬 곳곳에 이미 팜 농장과 석탄 광산 등을 확보한 상태다.

31일 종합상사업계에 따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5년 가동을 목표로 동부 칼리만탄 지역에 팜유 정제소 건설를 추진 중이다. 싱가포르에 만든 팜 사업 지주사(AGPA) 산하에 올해 1분기 중으로 팜유 정제법인을 신설하고, 올해 4분기 중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2017년부터 인도네시아 열도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파푸아 섬에서 팜 농장을 개발해 팜 원유(CPO)를 생산해왔다. 파푸아 농장에서 생산되는 팜 원유 생산량은 2022년 기준 18만톤 수준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가장 동쪽에 위치한 파푸아 섬은 칼리만탄 섬과 2000㎞ 이상 떨어져 있다. 기존 농장 중심의 공급망을 고려하면 비효율적 입지다.

LX인터내셔널의 인도네시아 팜농장. /LX인터내셔널 제공

이 때문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동부 칼리만탄 지역에 새로 농장을 확보해 정제 팜유를 위한 원료 공급망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팜 원유 생산량을 약 2배(35만톤)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지금 보유한 파푸아 농장 면적과 유사한 규모의 농장을 추가로 확보해야 가능한 목표다. 유럽연합(EU)이 2021년 이후 삼림을 개간해 만든 팜 농장을 제재하는 규제를 도입한 점을 감안할 때, 신규 농장 개간보다는 기존 농장 매입 가능성이 높게 거론된다.

또다른 한국 종합상사인 LX인터내셔널은 2009년에 이미 칼리만탄 섬 서부에 팜 농장을 확보했다. 이 밖에 신행정수도 부지 근처인 동부 칼리만탄 지역에서는 석탄 광산을 보유하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대상(001680), 제이씨케미칼(137950)등도 칼리만탄에 팜 농장을 보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