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000670)은 세계 최초로 건식용융 방식의 폐배터리 재활용 파일럿(Pilot) 공장이 가동에 들어갔다고 8일 밝혔다. 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 3공장에 세워진 파일럿 공장은 연간 2000톤(t)의 폐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다. 전기차 8000대분이다.

영풍에 따르면 파일럿 공장에는 건식용융 기술이 적용됐다. 리튬배터리(LiB) 플레이크를 고온의 용융로에 넣어 녹인 다음 비중이 가벼운 리튬은 공정의 첫 단에서 집진 설비를 이용해 먼지(Dust) 형태로 포집하고, 그 외 니켈과 코발트, 구리 등의 유가금속은 용탕 형태로 뽑아내는 방식이다. 리튬은 90% 이상, 니켈과 코발트 등은 95% 이상 회수할 수 있다.

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 3공장 내 배터리 리사이클링 파일럿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조업을 하고 있다. /영풍 제공

영풍은 2023년 상반기 중 습식공정 설비도 추가하기로 했다. 건식용융 공정에서 회수한 중간 생산물을 습식공정에 넣어 탄산리튬, 황산니켈, 황산코발트, 구리 등의 제품으로 생산하고 배터리 양·음극재 원료로 판매할 계획이다.

영풍은 파일럿 공장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연간 2만t(전기차 8만대분) 규모의 배터리 리사이클링 1차 상용화공장을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2030년 이후에는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소재 원료를 연간 70만t 생산해 약 5조원 규모의 매출을 내겠다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이강인 영풍 사장은 “파일럿 공장 가동으로 전통 제조업인 제련업을 넘어 친환경 미래 산업인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전통 산업과 신기술의 조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