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유일한 비상장사인 SK온이 2026년까지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기로 했다. 당초 2027년 이전을 목표로 했으나 약 1년 앞당겨진 것이다. SK온은 향후 실적에 따라 2026년 이전에도 IPO를 추진할 방침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하고 2026년 이전까지 IPO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SK온은 당초 IPO 시점을 2027년 이전으로 정했었다. SK온은 투자자들에게 향후 실적에 따라 IPO 시점을 최대한 앞당길 계획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적이 개선돼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를 통과할 조건을 갖출 경우 2026년 이전에도 IPO를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SK온의 미국 조지아주 공장 전경./SK온 제공

올해 1월 27일 코스피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1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쳤다는 점에서 SK온도 이르면 2024~2025년 중 상장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SK온 지난 5월 IPO 준비를 위해 국제 인수합병(M&A) 전문가인 박성욱 미국 변호사를 법률자문역 부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SK온이 IPO 시점을 앞당긴 것은 성공적인 자금 유치를 위한 것이다. SK온은 올해 초부터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프리IPO를 진행했었다. 예비입찰에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과 칼라일그룹, 싱가포르투자청, 블랙록 등 외국계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공급망 위기, 인플레이션 등이 겹치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SK온과 투자자 간 협상이 지연됐다.

결국 SK온은 국내에서 투자금을 모집하기로 하고 최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프리IPO를 진행 중이다.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투자금 회수를 보장하기 위해 IPO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프리IPO를 진행하면서 지분 100%에 대한 기업가치를 22조원으로 정했다. 글로벌 투자자와 프리IPO 협상을 진행했을 때는 약 30조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률도 당초 연 5.5%에서 7.5%로 높였다.

SK온이 프리IPO 조건을 투자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대폭 수정하면서 투자 유치가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도 프리IPO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지지부진했던 해외 투자자들도 프리IPO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또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스텔라인베스트먼트로 구성된 국내 PE컨소시엄도 1조원가량을 투자한다.

SK온은 2025년까지 220GWh, 2030년까지 500GWh 이상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총 2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