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트렌드가 식품업계로 번져나가면서 식물성 대체육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대체육 개발에 일찍 뛰어든 스타트업들은 고기를 넘어 유제품과 해산물도 식물성 원료로 대체하는 데 성공하면서 시장을 이끌고 있다. 대체육은 고기와 유사한 맛과 모양을 갖춘 식품으로, 식물 기반 단백질로 만든 것을 말한다. 소고기 대비 온실가스 배출과 물, 토지 사용량을 80%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세계 대체육 시장은 60억710만달러(약 7조8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2016년과 비교해 44%가량 늘었다. 5년간 연평균 9% 이상 성장했고, 2025년에는 110억3300만달러(약 14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030년에 전 세계 육류시장의 3분의 1은 대체육이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래픽=손민균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식품 브랜드에 대체육을 공급한 건 ‘지구인컴퍼니’다. 2017년에 설립돼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한 과일즙, 잼, 통조림 등을 팔다가 2019년에 국내 최초로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UNLIMEAT)’를 내놨다. 식물성 육포, 패티, 미트볼 등을 제조하고 있고 SSG, 쿠팡 등 국내외에 30여사와 제휴를 맺어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 대체육 공장도 운영 중이다.

식물성 미트볼, 너겟 등을 만드는 ‘인테이크’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테이크는 지난해 매출액 12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4개국에 수출해 매출액 3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4년에 푸드테크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상장도 준비 중이다. 최근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국책사업을 맡아 식물성 삼겹살과 식물성 달걀을 개발할 예정이다.

유제품이나 해산물을 식물성 원료로 대체하는 데 성공한 스타트업도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예비 유니콘에 선정된 ‘아머드프레시(옛 양유)’는 세계 최초로 발효 방식의 100% 식물성 치즈를 개발했다. 코코넛 오일을 주원료로 하는 기존 식물성 치즈와 달리 아몬드우유를 원료로 사용했고 일반 치즈와 같은 발효 과정을 거쳤다. 아머드프레시의 아몬드 치즈는 올해 미국에서 열린 ‘CES 2022′, 2022 윈터 팬시 푸드쇼’에 참여해 이 치즈를 선보였고, 하반기부터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인테이크가 운영하는 대체육 브랜드 이노센트의 치킨너겟 등 제품. /인테이크 제공

알티스트(ALTist·옛 바이오믹스테크)는 국내 최초로 콩을 원료로 참치 대체육 개발에 성공했다. 알티스트는 식물성 단백질 조직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국내 유통기업과 협업해 참치 대체육으로 만든 통조림과 삼각김밥을 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한다. 100% 식물성 레스토랑도 최근 서울 용산구에 열었다.

초기 산업이지만 굵직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지난해 알티스트가 업계 최초로 200억원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고, 곧이어 지구인컴퍼니와 알티스트가 각각 280억원, 200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롯데, 한화(000880), SK(034730) 등 대기업도 국내외 스타트업에 수백억대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액은 2019년 1조원 남짓에서 2020년 4조원 이상으로 급등했다”며 “대체육 산업이 채식주의자를 위한 대안을 넘어 기후위기와 식량위기의 대응책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