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 주요 국가가 서서히 일상활동을 재개하면서 넷플릭스를 비롯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의 사용자가 줄고 있다. OTT 사용자가 줄면서 OTT에 방영권을 팔아 매출을 올리는 콘텐츠 제작사들도 타격이 예상된다. 콘텐츠 업계는 2분기부터 공개되는 대작들에 힘입어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25일 애플리케이션(앱)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주요 OTT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야외 활동이 늘면서 최근 성장세가 꺾였다. 국내에 서비스 중인 7대 업체들의 지난달 사용자 수는 연초 대비 평균 11% 감소했다. 충성도가 높은 고객층이 많은 넷플릭스는 7% 줄었고, 디즈니플러스는 24% 감소했다. 토종 OTT인 웨이브와 왓챠, 티빙, 쿠팡플레이도 사용자가 최대 18% 줄었다.

지난 2019년 넷플릭스 행사장에 설치된 로고. /뉴스1

이 때문에 콘텐츠업계의 주가 및 실적도 부진한 모습이다. 스튜디오드래곤(253450)콘텐트리중앙(036420)은 올해 들어 주가가 20% 안팎 떨어졌다. 삼화네트웍스(046390)에이스토리(241840)도 최근 주가가 약세다.

1분기 실적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은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181억원)과 매출액(1211억원)이 전년 대비 1.4%, 3.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콘텐트리중앙은 연결 기준 영업적자를 기록해 증권가의 추정치를 크게 밑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이 넷플릭스 부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형 작품들이 2분기부터 공개되면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로 드라마를 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보다 7~9편 많은 32~34편으로 예정돼있다.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고, 스튜디오드래곤 작품 중 처음으로 tvN 드라마 ‘링크’가 디즈니플러스에 내달 동시 공개된다. 인기리에 막을 내린 드라마들도 대형 OTT를 통해 다시 공개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등 신규 OTT와의 신규 계약도 앞두고 있다”며 “채널 다각화를 통한 IP(지식재산권) 수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tvN·넷플릭스 제공

콘텐트리중앙도 대작 흥행에 따른 적자 폭 감소가 예상된다. 2분기 들어 JTBC ‘그린마더스클럽’, ‘나의 해방 일지’가 방영 중이고, OTT 오리지널로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안나라수마나라’가 이달 공개됐다. 동명의 넷플릭스 대표 흥행작을 리메이크 한 ‘종이의집’도 내달 공개를 앞두고 있고, 티빙에서 ‘괴이’와 ‘장미맨션’이 공개됐다.

영화관 거리두기와 취식 금지가 풀린 점도 기대감을 키운다. 콘텐트리중앙은 영화관 메가박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달 4일 개봉한 마블 시리즈 ‘닥터스트레인지2′가 개봉 첫 주에 311만 관객을 기록했다. 이는 4월 한 달 관객 수(312만명)에 버금가는 수치다. 개봉 20일차인 지난 23일까지 누적 관객 수는 550만명으로, 지난해 말 개봉한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의 기록(755만명)을 넘기며 코로나19 이후 최대 흥행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8일 개봉한 ‘범죄도시2′는 개봉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누적 관객 수 4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쥬라기월드3′, ‘브로커’, ‘토르4‘ 등도 올 여름에 차례로 개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사용자 감소로 주가 하락을 겪고 있지만, 글로벌 OTT가 국내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줄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1분기는 주춤했지만 향후 매출 증대 이벤트가 이어지는 만큼 국내 콘텐츠 업체의 실적도 개선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콘텐트리중앙의 경우 하반기쯤에는 영화 부문이 흑자전환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