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이 아프리카 암바토비 니켈 광산을 매각하려던 계획을 재검토한다. 당초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부터 장기간 적자에 빠져있던 암바토비 광산에서 철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니켈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 이어 정부도 자원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기존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마다가스카르에 있는 암바토비 니켈 광산 지분을 전량 매각하려던 계획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비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06년 한국광해광업공단(당시 광업진흥공사), STX(011810)와 함께 컨소시엄을 이뤄 니켈 광산 지분을 사들였다. 당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3469억원을 투자해 지분 4%를 획득했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광산의 플랜트 건설 현장. / 한국광해광업공단 제공

암바토비 광산은 1억5000만톤(t)의 니켈이 매장돼 있는 세계 3대 니켈 광산 중 하나다. 당초 2010년 생산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실제 상업 생산은 국내 컨소시엄의 최초 투자 이후 8년이 지난 2014년에야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누적 손실이 커지면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투자금 상당 부분을 잃었다. 작년 말 기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지분 4%에 대한 회수가능액은 241억원으로 집계됐다. 취득원가 3469억원 대비 93% 쪼그라든 셈이다. 이에 지난해부터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해왔다.

그런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니켈값이 급등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7일 종가 기준 니켈의 t당 가격은 4만2995달러(약 5318만원)로, 작년 동기 대비 133% 폭등했다. 같은 기간 런던금속거래소(LME) 니켈 재고량도 3.5분의 1수준인 7만4238t으로 급감했다. 세계 니켈의 10%가 러시아에서 생산되는데,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로 공급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정부도 자원 안보를 강조하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열린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에서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매각하기로 결정했던 공공기관의 해외 투자 자산이라도 매각의 적정성을 국익 차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지분 38%를 보유한 암바토비 광산 매각 계획을 다시 점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핵심 원료 및 부품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차기 정부까지 자원 안보 강화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컨소시엄에 포함돼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만 단독으로 엑시트(지분 매각)를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마다가스카르 광산은 지난해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작년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광산 관리 법인인 ‘DMSA/AMSA’는 상업 생산을 시작한 지 7년 만인 지난해 연간 6361억원의 순이익을 처음으로 기록했다. 다만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누적 손실이 6조6559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앞으로 초기 투자금을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