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352820)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가 올해 본격적으로 블록체인(가상화폐로 거래할 때 해킹을 막기 위한 기술), 메타버스 등 IT 분야를 비롯한 신사업에 뛰어든다. 최근 엔터사들은 잇달아 암호화폐 기업과 손잡고 아티스트 앨범·굿즈 등을 NFT로 발행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올해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미국 합작법인을 설립해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해외 NFT 시장 진출을 꾀할 전망이다. 국내 4대 기획사 중 하나인 JYP엔터테인먼트(JYP Ent.(035900))도 두나무와 K팝 NFT 플랫폼 사업을 위한 업무 제휴를 맺었다.
SM엔터는 ‘SMCU’라는 메타버스형 콘텐츠를 내세웠다. SMCU는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메타버셜 오리진 스토리’로 새롭게 명명한 아티스트들의 세계관이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없는 공간으로, 이 안에서 아티스트·음악·뮤직비디오·공연 등 다양한 형태의 IP 기반 콘텐츠가 서로 연결되고 확장된다는 설명이다. SMCU에는 증강현실(AR), 3D 그래픽 등 각종 IT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웹툰 등 IP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하이브는 올해 스토리에 아티스트를 캐스팅하는 방식으로 컬래버레이션한 웹툰·웹소설·애니메이션 등을 공개한다. BTS가 출연하는 네이버웹툰 ‘세븐 페이츠 : 착호’를 비롯해 다른 아티스트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등이 주연으로 나온다. 또 아티스트와 팬이 직접 개발 과정에 참여하는 신작 게임도 선보일 계획이다.
테마파크·숙박시설 등 관광 및 부동산 관련 사업도 있다. 하이브는 앞서 BTS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인더숲’을 진행한 강원 평창군 촬영지를 매입했는데, 이곳을 관광지로 활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이브는 지난달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사업 목적을 추가한 정관 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
인수 합병도 활발하다. CJ ENM(035760)의 SM엔터 인수가 기정사실로 되면서 올해엔 시너지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SM엔터를 월트디즈니처럼 자체 IP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모델로 만들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CJ ENM을 통해 이룰 수 있게 됐다는 평이다. 하이브의 경우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와 네이버 브이라이브(V LIVE)의 통합 플랫폼 출범을 앞두고 있다. 만약 통합되면 최대 규모의 팬 플랫폼이 되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위버스의 가치가 6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엔 신인 그룹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그룹 에프엑스, 레드벨벳 등의 콘셉트를 기획한 민희진 하이브 CBO(브랜드 총괄)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를 통해 새로운 걸그룹을 선보인다. ‘걸그룹 명가’로 통하는 JYP엔터도 7인조 신인 걸그룹을 오는 2월 공개할 예정이다. 이 걸그룹은 관련 정보가 아무것도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팬들에게 판매한 한정판이 열흘 동안 선주문 6만1667장을 기록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주요 엔터사에서 핵심 매출원이라 할 수 있는 신인 그룹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글로벌 K팝 열풍으로 시장이 전 세계로 확장된 데다가 다양한 신사업으로 엔터업계는 몸집을 크게 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