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홀딩스(004870)가 차입금 상환을 위해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빨간불이 켜졌다. 티웨이홀딩스는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091810) 지분 40.9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코로나 사태로 타격을 받았던 항공산업은 최근 회복세를 보였으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라는 악재를 만났다. 여기에 티웨이홀딩스의 대주주인 도서출판업체 예림당(036000)이 배정물량의 4분의 1만 소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미청약 물량이 대거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티웨이홀딩스는 오는 3일부터 5거래일간 신주인수권증서에 대한 거래를 시작한다. 신주인수권증서는 유상증자 청약에 참여해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를 증권 형태로 만든 것을 말한다. 이후 16일 신주 발행가액을 확정하고 20일부터 구주주 청약에 들어간다. 일반공모는 23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며 신주상장은 내년 1월 12일이다. 티웨이홀딩스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1차 모집가액 897원 기준으로 3200만주를 발행해 조달할 금액은 287억400만원이다.

서울 김포공항에 티웨이항공 여객기가 착륙한 뒤 주기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티웨이홀딩스가 유상증자를 하는 이유는 차입금 상환 압박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자회사 티웨이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3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부사채(BW)를 발행했는데, 올해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투자자 53%가 BW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신청했다. 올해 5월 한국신용평가는 티웨이홀딩스의 신용등급을 B+에서 B0로 강등하고 하향검토 대상에 올린 바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올해 6월 티웨이항공의 신용등급을 ‘B-’로 부여하고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티웨이홀딩스의 신용등급이 갑작스럽게 악화된 데는 매출 비중이 94%에 달하는 자회사 티웨이항공의 부진 탓이 크다. 2019년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티웨이항공은 2019년 2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0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연결 기준 올해 3분기까지 누적된 적자 규모만 1200억원에 달한다. 티웨이홀딩스는 이 여파로 현재 자본잠식상태에 빠져 있으며 부채비율도 737%에 달한다.

티웨이홀딩스는 이번 유상증자의 흥행이 절실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국제선 노선 재개를 준비했던 항공업계의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정부는 우선 오미크론이 유행 중인 보츠와나, 짐바브웨 등 8개 국가에 대한 입국을 제한한 상태다. 항공사들도 신규 노선 취항 대신 기존 노선을 증편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유상증자 청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티웨이홀딩스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조달 자금 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초 티웨이홀딩스는 342억원을 조달할 예정이었으나, 1차 주당 발행가액이 897원으로 떨어지면서 모집 총액도 287억원으로 줄었다. 티웨이홀딩스의 주가는 올해 9월 23일 1462원을 고점으로 찍은 뒤 30% 넘게 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티웨이홀딩스의 지분 50.03%를 보유한 최대주주 예림당도 배정 물량의 27.85%인 40억원만 출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표주관사인 KB증권이 잔액인수자로 참여하기 때문에 청약률이 낮더라도 유상증자를 진행할 수 있지만, 실권주가 많이 발생하면 확보 자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해 7월 티웨이항공이 실시한 유상증자에서도 주관사가 최종 실권주를 인수하기로 했지만, 티웨이홀딩스의 청약 참여율이 25.61%에 그치면서 유상증자를 중단했던 전례가 있다.

예림당도 내부 재무 사정이 좋은 편이 아니다. 예림당은 올해 3분기에 2억5000만원(별도 기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3분기의 3분의 1수준이다. 현재 예림당의 현금성 자산도 작년 3분기 말 대비 10% 줄어든 50억원에 불과하다. 예림당이 계획대로 신주 배정 물량의 27.85%만 소화할 경우 티웨이홀딩스의 지분율은 기존 50.03%에서 39.48%로 10%포인트(P) 이상 하락할 전망이다. 예림당 관계자는 “회사 규모가 항공 부문보다 작아 배정 물량을 전부 소화하면 지출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향후 투자 계획이나 보유 현금 사정 등을 고려해 4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