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탄소 감축을 위해 철강 생산량 감산 조치를 이어가면서 올해 10월 조강(쇳물) 생산량이 32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수요가 줄면서 철광석에 이어 석탄 가격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국제 철강재 가격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 랴오닝성에 있는 번강(本鋼)의 제철소에서 작업자가 일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24일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7160만톤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보다 23.3% 줄었다. 2019년 2월(7000만톤) 이후 가장 생산량이 적었다. 중국은 올해 5월 9950만톤의 조강을 생산한 것을 정점으로 6월 9390만톤 → 7월 8680만톤 → 8월 8320만톤 → 9월 7380만톤 → 10월 7160만톤 등 감산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감소치가 커 전 세계 조강 생산량도 1년 전과 비교해 10.6% 줄었다. 국가별로 보면 인도의 지난달 조강생산량은 980만톤으로 지난해 10월보다 2.4% 증가했고, 같은 기간 일본과 미국도 생산량이 14.3%과 20.5%씩 늘었다. 한국은 지난달 580만톤의 조강을 생산, 전년 동기보다 1% 줄었다.

중국 내 수요가 줄면서 철광석 가격은 지난 7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철광석은 중국 칭다오항에서 지난 23일 톤당 99.8달러에 거래됐다. 한달 전보다 16.5% 낮은 수준이다. 그나마 철강재 가격을 떠받치고 있던 원료탄 가격도 내렸다. 호주산 원료탄은 전날 톤당 332.6달러를 기록했다. 한달 전보다 17% 내렸다.

국제 철강재 가격도 약세다. 중국 내 열연강판 유통가는 한달 새 19.7% 하락했다. 국내 열연강판 유통가도 지난달보다 2%가량 내렸다. 그동안 포스코와 현대제철(004020) 등 철강사들이 원자재 가격과 국제 시세 등을 지렛대 삼아 제품 가격을 올려왔던 만큼 다음달 공급가를 동결하거나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업계에선 중국 정부가 최근 부동산 투자 등의 고삐를 풀어주면서, 철강재 가격이 급락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대한 자금 조달을 일부 허용하는 등 규제가 풀리고 있다”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간에 철강재 가격이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