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우주산업 규모가 2020년 3710억달러(약 423조원)에서 2040년 1조1000억달러(약 1286조원)으로 커질 전망인 가운데, 국내 우주산업은 글로벌 대비 1% 안팎 규모여서 적극적인 육성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우주산업 가치사슬 변화에 따른 주요 트렌드와 시사점’ 보고서를 14일 발표했다. 무역협회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주산업의 동향으로 ▲민간투자 확대 ▲상업적 비즈니스 모델 확산 ▲기술 및 비용 혁신 ▲위성의 수요 및 영역 확장 ▲국가 간 우주개발 경쟁 격화 등을 꼽았다.

미국 우주탐사기업 '블루 오리진'의 첫 우주 관광 승객들을 태운 '뉴 셰퍼드' 로켓 캡슐이 지난 7월 텍사스주 서부 사막지대 발사장에서 대기 중인 모습. /AP·연합뉴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오랜 시간동안 우주산업은 정부가 주도해왔으나 최근 몇 년간 민간 기업들의 투자와 참여가 크게 확대되면서 인공위성 활용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우주선의 항공 운송 활용, 우주관광 등 상업 비즈니스 모델이 확산하고 있다. 또 관련 기술 혁신으로 비용이 줄면서 우주산업의 경제성도 제고됐다. 위성산업의 수요와 활용 영역도 영상, 기후 예측 등 분야에서 통신, 탐사관측, 교통, 국방 등으로 넓어졌다.

무역협회는 “인공위성 초고속 통신(6세대 이동통신)이 가능해지면 자율주행, 드론, 도심공항 모빌리티, 홀로그램 등 초실감 몰입형 미디어 등의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며 “로켓을 배송과 여행에 활용하면 약 8시간이 소요되는 런던-뉴욕의 비행시간이 29분으로 줄어들 것이며 당일 제품배송 및 당일 여행이 현실화되는 등 여행과 운송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주산업 생태계의 확장, 공공-민간의 협력 강화로 대단위 우주개발 사업이 추진되면서 주요국간 우주개발 경쟁도 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우주산업 예산은 7억2200만달러(약 8500억원)로, 미국의 1.5%, 중국의 8.2%, 러시아의 20.2%, 일본의 21.7% 수준이다.

정귀일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우주산업은 오랫동안 혁신이 정체된 분야였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진입으로 생산성이 제고되고 성공적인 사업모델이 생겨나고 있다”며 “민간기업은 기술·비용 혁신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정부는 기업들의 우주개발 참여를 위한 예산지원을 확대하고 성장에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