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학습이 어려워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던 교육업계가 에듀테크(교육+기술) 사업 확장을 통해 실적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 장기화에 대응해 비대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에듀테크 상품 개발 및 신규 회원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5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교육박람회에 IT기업 애플이 ‘미래 교육, 애플을 입다’를 주제로 처음 참가했다. 애플은 ASM(Apple School Manager)와 교실 애플리케이션(앱), 스쿨워크 앱 등을 활용해 학생들의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결과물에 피드백을 주는 방법을 공개했다. 또 인공지능(AI) 제품을 활용한 자녀 교육법을 다룬 초청 강연회와 로봇과 함께하는 미래 체험 등을 선보였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8회 대한민국 교육박람회' 한 부스에서 레고로 만든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레고 제품을 이용해 코딩을 배울 수 있는 기술도 소개됐다. 레고 에듀케이션의 국내 파트너인 ‘퓨너스’는 코딩 로봇 관련 신제품을 활용한 참여형 워크숍을 진행했다. 코딩을 로봇에 입력하면, 이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데다가 블록 코딩과 텍스트 프로그래밍까지 익힐 수 있는 내용이다.

애플과 레고가 뛰어든 에듀테크 시장은 코로나 이후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홀론아이큐에 따르면,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2019년 1630억달러(약 183조원)에서 지난해 2270억달러(약 255조원)로 성장한 데 2025년엔 4040억달러(약 45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교육업체들도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에듀테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교육용 메타버스 상품을 출시한 영어 교육 플랫폼 청담러닝은 올해 1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 158% 증가한 526억원, 8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5% 늘었는데, 이는 비대면 온라인 수업 서비스 ‘라이브 클래스’ 때문이라는 평이다. 지난 3월 초 개강한 봄 학기 기준 재원생 수는 약 5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18% 증가했다.

지난해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던 웅진(016880)그룹 계열 학습지 업체 웅진씽크빅(095720)은 올해 1분기 매출이 1770억원을 기록해 9년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지난해 1분기 적자(-17억원)였던 영업이익은 흑자(46억원) 전환했다. 웅진씽크빅 역시 에듀테크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태블릿PC 기반의 전 과목 종합 학습지 ‘스마트올'의 회원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11만명을 돌파했다.

조선DB

다만 학습지 브랜드 ‘눈높이’로 알려진 대교(019680)는 올 1분기 실적 반등에 실패했다. 지난해 사상 첫 적자(-286억원)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44억25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의 90% 이상이 방문 학습지 등 오프라인 사업에서 나오다 보니 코로나19의 직격타를 맞은 것이다.

대교는 매출에서 에듀테크 비중을 높여 적자를 해소할 계획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태블릿PC로 학습하는 스마트 홈스쿨링 가입자는 17만명으로, 같은 기간 웅진씽크빅 회원 수(46만명)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에 대교는 그룹 내에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자리를 신설한뒤 지난 3월 검색 포털 서비스 업체 줌인터넷의 김우승 전 대표를 신규 선임하는 등 에듀테크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에듀테크는 단순히 학교에서 받던 수업을 온라인으로 장소만 바꾼게 아니라, AI 등 다양한 IT기술을 접목해 기존 교육을 한단계 더 끌어올리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2000년 이후 출생한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 기기와 함께 성장해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이라 불리는 만큼 에듀테크에 더욱 빠르게 적응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