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공유 1위 기업인 쏘카(403550)의 2대 주주로 올라서는 롯데렌탈(089860)이 그린카의 구독 상품 혜택을 대폭 축소했다. 차량공유 2위 업체인 그린카는 롯데렌탈이 지분 84.7%를 갖고 있다. 그동안 그린카는 쏘카를 추격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했는데, 쏘카와 엇비슷한 수준으로 줄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그린카는 올해 들어 구독 상품 ‘그린패스’의 혜택을 세 차례 축소했다. 그린패스는 그린카의 유일한 구독 상품이다. 비용은 1년에 2만5000원이다. 작년 말까진 이 상품을 구독하면 주중 심야에 차를 7000원(보험료·기름값 별도)에 예약할 수 있었다. 또 24시간 대여료 무료(보험료·기름값 별도) 쿠폰을 1년에 4장 받고, 대여 요금을 60% 할인받았다.

그래픽=손민균

그린카는 올해 1월 2일과 1월 30일 두 차례에 걸쳐 혜택을 줄였다. 상시 대여 요금 할인율을 낮추고, 주중 심야 대여료를 인상했다. 또 24시간 무료 쿠폰을 24시간 이상 예약할 때만 쓰도록 제한했다.

이달 11일에는 심야 시간의 정의를 바꿔 ‘주중 심야 9000원’ 이용을 어렵게 했다. 그린카는 당초 ‘오후 5시 ~ 익일 오전 11시’를 심야로 정했는데, 이를 ‘오후 8시 ~ 익일 오전 11시’로 변경했다. 또 24시간 무료 쿠폰은 평일에만 사용하도록 했다.

이번 그린패스 혜택 축소는 롯데렌탈이 쏘카의 지분 취득을 승인받은 후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월 31일 롯데렌탈이 SK(034730)가 가진 쏘카 지분 17.91%를 취득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롯데렌탈은 오는 9월 주식 거래가 종료되면 쏘카 지분 34.7%를 확보하게 돼 이재웅 전 쏘카 대표 측에 이어 2대 주주가 된다.

업계는 롯데렌탈이 쏘카의 2대 주주가 되는 만큼 과거처럼 출혈 경쟁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쏘카와 그린카는 출범 초기부터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그린카는 적자가 심해 재무적으로 출혈 경쟁이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린카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06억원으로, 전년(80억원) 대비 적자폭이 확대했다.

소비자 단체는 경쟁이 줄면 차량공유 시장의 전반적인 혜택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롯데렌탈의 쏘카 주식 취득은 독과점으로 인한 소비자 혜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