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톤(t) 미만 전기 트럭에 영업용 번호판을 무상으로 발급해주는 혜택이 지난 4월 중순 종료됐음에도 현대차(005380) ‘포터2 일렉트릭(포터EV)’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터2 일렉트릭(포터EV). /현대차 제공

10일 현대차에 따르면 포터EV는 지난달 2245대 판매됐다. ‘영업용 번호판 무상 발급’ 기간이었던 지난 3월(1009대)과 4월(1819대)보다 판매량이 더 늘었다.

영업용 번호판은 하얀색 일반 번호판과 달리 바탕 색깔이 노란색이다. 정부는 2004년 화물차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해 영업용 화물차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하고, 이때부터 ‘노란색 번호판’의 총량을 제한해 왔다. 시중에 영업용 번호판이 품귀 현상을 겪다 보니 ‘노란색 번호판’에는 통상 웃돈이 2000만~3000만원 붙었다.

정부는 2018년 11월부턴 친환경 화물차 보급 확대를 위해 최대 적재량 1.5톤 미만 친환경 화물자동차(수소·전기)에 무상으로 영업용 번호판을 발급해 왔다. 포터EV가 인기를 끈 배경이다. 무상 발급받은 영업용 번호판은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고, 차량 매매 시 반납해야 하지만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2000만~3000만원을 아낄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영업용 번호판 무상 발급’ 혜택을 타고 포터EV는 판매량이 수직 상승했다. 포터EV는 2019년 12월 출시돼 2020년 9032대, 2021년 1만5805대 판매됐다. 혜택이 종료되는 올해 4월 중순 이후로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돌풍을 이어가는 중이다.

실제 포터EV는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약 10개월로 알려져 있다. 올해 판매된 포터EV는 대부분의 계약자들이 번호판 무상 발급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걸 알고서도 구매했다는 뜻이다. 무상 발급 혜택을 받으려면 올해 4월 13일 이전에 차량 등록과 번호판 신청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터EV는 올해 1~5월 8071대 판매돼 영업용 번호판 무상 발급 혜택이 있었던 작년 1~5월(7000대), 2020년 1~5월(3202대)보다 더 많이 팔렸다.

소비자들은 번호판 혜택이 없더라도 보조금과 유지비, 취등록세 혜택 등에서 포터EV의 장점이 많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터EV 가격은 4190만~4374만원으로 디젤 포터(1804만~2366만원)보다 비싼데, 전기차 국고보조금(1400만원)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서울 기준 600만원)을 받으면 2190~2374만원으로 가격이 비슷해진다. 전기차여서 유류비 부담이 적고, 공영주차장 요금과 고속도로 통행료 등에서 할인 혜택을 볼 수 있다.

아울러 차박(차에서 숙박) 열풍을 타고 최근 국내 차 시장에서 포터의 인기가 높다는 점도 포터EV 판매량 상승의 주원인이다. 올해 1~5월 포터(디젤 포터·포터EV)는 총 3만4868대 팔렸다. 그랜저(2만5753대), 아반떼(2만4326대), 제네시스 G80(2만2476대), 팰리세이드(2만1274대)를 제치고 현대차의 ‘베스트셀링카’로 기록됐다. 포터를 캠핑카로 개조하는 수요가 늘자, 현대차는 특장차 회사와 협력해 포터를 캠핑용으로 개조한 ‘포터 포레스트’를 시장에 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