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GM이 올해도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한국GM은 대규모 공적 자금이 투입되고도 수년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성과급은 생산 법인의 경우 팀장 이상 일부 직원과 임원에게만, 연구개발 법인은 전 직원에게 지급됐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성과에 연동되는 성과급인 이른바 ‘팀지엠’을 이날 지급했다. 생산법인 지엠코리아(GMK)는 팀장급 이상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줬고, 2018년 연구개발 부서를 분리해 설립한 연구개발 법인 테크니컬센터코리아(TCK)는 전체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인천 부평에 있는 한국GM의 연구개발 법인 테크니컬센터코리아(TCK)의 내부 모습./한국GM 제공

성과급은 직급이 높을수록 더 많이 받는 ‘상후하박(上厚下薄)’ 구조다. 팀장 아래 일반 직원은 연봉의 20% 수준, 부장팀장급은 40%, 상무 이상 임원은 50%를 성과급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 내부에서는 최근 미국 수출 주력 모델 ‘트레일블레이저’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 개선 기대가 크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해 국내에서 1만8000여대, 해외에서 16만여대가 판매돼 한국GM의 경영 정상화 핵심 모델이 됐다. 일감이 늘어난 덕분에 부평 1공장의 가동률도 높아졌다.

그럼에도 회사 전체로는 지난해에도 적자가 지속됐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연간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내수와 수출 판매량이 전년보다 35% 감소했다. 한국GM은 지난 2020년까지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누적 적자 규모가 3조원에 이른다.

한국GM은 몇년 전 상당한 공적 자금을 받았다. 2018년 2월 한국GM이 군산 공장을 기습적으로 폐쇄하자 정부와 GM 본사는 3개월 간 협의를 벌였고, 같은 해 5월 한국GM을 살리기 위해 총 71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GM은 총 64억달러를 투자하고,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분율에 맞춰 7억5000만달러(약 8000억원)를 출자하기로 했다. 산은은 두 차례에 걸쳐 한국GM에 자금을 투입했다.

대규모 공적 자금이 투입됐지만 한국GM의 실적 개선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회사 안팎에서는 적자가 지속되는 와중에 성과급을 지급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팀지엠은 성과에 연동된 성과급인데 생산법인의 경우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무슨 성과가 났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TCK 법인은 설립 이듬해인 2019년 18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2020년에는 영업이익이 195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이익 규모는 더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