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의 광주공장 이전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공장은 금호타이어의 대표 공장이지만, 1976년 준공돼 노후화됐다. 금호타이어는 새 공장을 지어 2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073240)는 최근 전남 함평군 빛그린산업단지 2단계 사업부지 50만㎡로 공장을 이전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최근 이행 보증금을 납부했다. 함평군 빛그린산단은 캐스퍼를 만드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도 자리잡고 있는 지역이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 측은 광주공장 이전이 미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낡은 생산설비를 교체하고 스마트 팩토리(IoT가 결합된 자동화 공장)로 전환해 친환경 타이어 생산 공장을 새로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고인치, 전기차 타이어 등 고마진 상품을 주로 생산하게 된다.

광주공장은 금호타이어를 대표하는 가장 큰 공장이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 외에도 국내에 곡성공장을 갖고 있고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에 공장을 가지고 있지만 광주공장이 전체 생산량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광주공장의 타이어 생산량은 연간 1600만본으로 협력사 직원을 포함해 26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그동안 광주공장은 노후된 시설을 교체하지 못한 채 교체용 타이어(RE)를 주로 생산해왔다. 2000년대까지 국내 1위, 세계 10위권의 타이어업체로 입지를 굳혔던 금호타이어는 모기업의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유동성 위기 및 사업 부진에 빠져 2009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뒤 중국 기업인 더블스타에 매각됐다. 이 때문에 금호타이어는 2011년부터 시설 설비에 사실상 투자를 전혀 하지 못해왔다.

금호타이어는 2017~2018년에 영업손실을 냈다. 2019년에는 흑자를 기록했으나 2020년에 다시 적자로 전환했고 작년에는 3분기까지 427억원의 영업손실(연결 기준)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에는 통상임금소송 패소에 따른 충당금 220억원이 포함돼 적자 폭이 커졌다. 순손실은 2015년 이후 2020년까지 6년간 이어지고 있다.

금호타이어 크루젠 HP71./금호타이어 제공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을 개선하고 국내외 설비에 대한 투자를 늘려 적자의 늪을 빠져나오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광주공장 이전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부지매각, 이전 비용 등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남아있다. 업계에서는 이전 비용이 최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광주시와 협의해 기존 부지 개발 이익으로 이전 비용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이제 막 이전 이행 보증금을 납부해 이전까지는 수년이 더 필요하다”며 “남은 과정을 광주시 및 노조와 원만히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