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품질 결함으로 약 1만5000대를 무상수리하고 있는 수소차 넥쏘에 대해 중고차 잔가 보상제도를 도입했다. 그간 넥쏘 소비자들은 주행 중 출력이 저하되고 꿀렁거리는 현상이 있다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는 넥쏘 소비자들에게 중고차 잔가 보상제도 ‘Buy-Back’ 프로그램을 확정해 전달했다. 무상 보증기간이 지났고 핵심 구동장치인 ‘스택’ 교체가 필요하다고 판정받은 차량에 대해 출고 연도와 주행거리에 따라 차등적으로 보상해준다는 내용이다. 출고 기준으로 최장 15년까지, 주행거리 최대 25만㎞이내에서 보장하며 최저 5%를 보상받을 수 있다. 기간과 거리 두 가지 기준 중 하나라도 초과하면 보상받을 수 없다.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넥쏘./현대자동차 제공

중고차 보상을 원하는 넥쏘 소비자들은 현대차 서비스망인 블루핸즈나 직영 서비스센터에서 매입보상기준표에 따라 차량을 현대차에 판매할 수 있다. 이번 보상 프로그램은 정부 보조금과 재고 조건 등 현대차 자체 할인금액을 제외한 실제 구매가격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중고차 구매자도 적용받을 수 있으나 법인과 리스차량은 제외된다.

현대차는 넥쏘의 품질결함을 인정하고 지난 8월부터 무상수리를 실시하고 있다. 문제가 된 부품은 수소차 넥쏘를 움직이는 장치인 스택과 관련 장치들이다. 스택은 공기 중 떠도는 산소와 차량 내부 수소를 결합해 차량을 움직이는 전력을 만든다. 해당 부품 성능에 문제가 생기면 속도가 줄어 차가 잘 나가지 않거나 가속이 어렵고, 주행시 꿀렁거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스택의 개당 교체 비용은 4000만원 수준으로 중형 세단 한 대를 살 수 있는 가격이다. 현대차가 내놓은 매입보상 기준표에 따르면 5년 내 출고, 16만7000㎞ 내 주행 조건인 경우 약 39%가 보장된다. 출고된지 7년이 지나면 보장율은 20%대로 떨어진다. 이달 기준 넥쏘의 실 구매가는 3000만원 중반대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잔존가치를 보상받는 것보다 무상보증기간 내 스택을 교체받고 탈 수 있을 때까지 타는 게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여민관 앞에서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로고가 랩핑된 수소차를 둘러보고 있다. / 청와대 제공

일부 소비자들은 이번 잔가보상 제도에 대해서 여전히 아쉬움을 표출하고 있다. 실구매가를 기준으로 잔가보상을 시행하고, 지금껏 소비자들이 요구해 온 보증기간 연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라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무상 보증기간은 차량 출시 전 수차례 테스트를 진행한 뒤 제조사가 보증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한 것이라 더 늘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넥쏘는 국내에서 상용화된 유일한 승용 수소차다. 정부와 현대차는 올해 수소차 1만5000대 판매를 목표로 전국에 수소차 충전소를 확대할 계획이지만, 충전소는 서울 내 4곳에 불과하다. 판매량은 목표치에 한참 미달이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현대차가 판매한 넥쏘는 6401대, 2018년 3월 첫 출시 후 2년 7개월 동안 판매한 차량은 2만대를 겨우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