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톱(top)2 브랜드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모델을 선보이며 한국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초대형 SUV 시장에서도 BMW와 벤츠의 판매량이 압도적인 가운데 두 회사가 도전장을 내미는 모양새다. 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은 올해 7년 만에 완전 변경된 신형 ‘에스컬레이드’를 출시했고, 포드의 프리미엄 브랜드 링컨은 올해 국내에 처음 ‘네비게이터’를 선보였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에스컬레이드가 245대 판매되는 사이 3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네비게이터는 8월까지 총 204대가 판매됐다. 지금과 같은 판매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두 모델의 연간 판매 대수는 각각 300대 안팎을 기록할 전망이다.
네비게이터가 출시되기 이전인 지난해 에스컬레이드가 309대 판매된 것을 고려하면 새로 출시된 네비게이터가 에스컬레이드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았다기보다는 초대형 SUV 시장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에스컬레이드가 선점하고 있던 시장에 네비게이터가 합세하면서 경쟁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당장은 에스컬레이드 판매량이 앞서고 있지만, 네비게이터가 3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두 브랜드 중 어디 하나가 뚜렷한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에스컬레이드의 경우 신형 모델 출시가 예고되면서 4~6월 판매가 10대에 못 미쳤지만, 신형 모델 판매가 시작된 7월 44대, 8월에는 91대가 판매돼 신차 효과가 컸다.
두 모델의 주행 성능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신형 에스컬레이드에는 6.2ℓ V8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에스컬레이드에는 10단 자동 변속기와 4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됐고, 휠의 구동력을 자동으로 제어해주는 전자식 리미티드 슬립 디퍼런셜(eLSD)과 결합돼 안전한 주행을 이끈다.
신형 에스컬레이드에는 캐딜락의 시그니처 시스템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이 적용돼 바디 롤과 상하 진동이 억제됐다. 최대 75㎜까지 높낮이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에어 라이드 어댑티브 서스펜션’도 적용됐다.
네비게이터는 트윈 터보 차저 3.5ℓ V6 엔진이 장착돼 457마력과 최대토크 71㎏.m의 힘을 발휘한다. 네비게이터에도 10단 자동 변속기가 들어갔고, ‘코-파일럿 360 주행 보조 시스템’이 안전 운행을 돕는다.
두 모델의 차 길이는 5m가 넘는다. 에스컬레이드의 전장이 5380㎜로 네비게이터(5335㎜)보다 더 길지만,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축거)는 네비게이터가 3110㎜로 에스컬레이드(3071㎜)보다 조금 더 길다. 에스컬레이드의 차폭은 2060㎜, 높이는 1945㎜이고 네비게이터는 차폭 2075㎜, 높이는 1940㎜다.
에스컬레이드는 스포츠 플래티넘, 프리미엄 럭셔리 플래티넘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되는데 판매 가격은 동일하게 1억5357만원(개소세 3.5% 기준)이다. 네비게이터는 리저브 단일 트림에 7인승(2열 캡틴 시트) 또는 8인승(2열 벤치 시트) 두 가지 옵션으로 출시됐고, 가격은 1억1840만원이다. 복합연비는 에스컬레이드가 6.5㎞/ℓ, 네비게이터가 7.2㎞/ℓ다.
미국 브랜드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지만, 초대형 SUV 시장에서도 독일 브랜드의 판매가 절대적이다. 차 길이가 5m 이상인 초대형 SUV의 대표 모델은 BMW ‘X7’과 메르세데스-벤츠 ‘GLS’인데 올해 두 모델은 각각 3000대, 1000대 정도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