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대표 중형 세단 쏘나타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쏘나타는 한때 국민차로 불리기도 했다. 통상 디자인 변화가 크지 않은 연식 변경에서도 선호도가 높았던 모델의 디자인을 확대 적용하고, 상품성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TV 및 유튜브 광고에도 힘을 주면서 공을 들이고 있다.

12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쏘나타는 지난달 중형세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쏘나타는 7068대가 판매돼 라이벌 모델인 K5를 400여대 차이로 앞섰다. 수년째 부진을 이어오고 있는 쏘나타는 올해 들어 월별 내수에서 증가추세를 보였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쏘나타의 판매실적은 ▲1월 3612대 ▲2월 4186대 ▲3월 6233대 ▲4월 7068대를 기록했다.

2021 쏘나타 센슈어스.

현대차는 쏘나타 회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쏘나타는 1985년 출시된 현대차의 최장수 모델이자 아반떼-쏘나타-그랜저로 이어지는 현대차의 세단 라인업의 허리다. 그러나 아반떼, 그랜저와 달리 쏘나타는 구매 대상이 명확하지 않고 고급화 전략을 위한 택시모델 단종, 8세대 완전 변경모델에 ‘메기수염’이라는 오명이 붙은 뒤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기아가 K시리즈를 강화하면서 쏘나타는 동급세단인 K5에도 밀렸다.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K5는 8만4550대 팔린 데 비해 쏘나타는 6만7440대에 그쳤다.

2010년대 초반까지 50만대 이상 팔렸던 쏘나타는 지난해 판매대수가 20만대에도 못미쳤으며, 디자인을 완전히 바꾸고 각종 사양을 탑재한 8세대 완전변경모델 출시에도 올해 초까지 재고만 7000대 이상 쌓였다. 쏘나타의 재고 처리를 위해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쏘나타가 생산되는 아산공장을 일시 휴무하기도 했다.

쏘나타 살리기에 나선 현대차는 디자인 강화, 상품성 개선, 프로모션 활동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말 연식변경한 2021 쏘나타 센슈어스를 내놓았다. 매년 진행하는 연식변경임에도 페이스리프트처럼 디자인을 변경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혹평이 많았던 8세대 쏘나타 디자인에서 벗어나 비교적 평이 좋았던 쏘나타 센슈어스의 전면 디자인을 확대 적용하고 측면부와 후면부에도 센슈어스 전용이던 블랙 유광 아웃사이드 미러와 리어디퓨저가 더해진 범퍼를 도입했다.

2021 쏘나타 센슈어스(좌)와 2019 출시된 8세대 쏘나타(우). /현대자동차

상품성 강화를 위해 일부 선택사양을 기본 옵션으로 채택했다. 가솔린 2.0모델 모던 트림의 경우 버튼시동 및 스마트키, 스마트키 원격 시동, 스마트 트렁크, 후방 모니터 등의 고객 선호 편의사양과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 시스템 등을 기본적용 했다. 엔진 타입에 따라 5가지로 나뉘었던 트림도 3가지로 단순화했다.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에도 나섰다. 이번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현대차는 연식변경 모델 만을 위한 TV광고 2편, 디지털 광고 3편을 만들었다. 지난 11일 연식변경 모델을 선보인 그랜저가 TV광고만 3편, 아반떼는 2019년 연식변경 시 3편의 디지털광고를 제작한 데 비해 훨씬 많은 편이다. 또 젊은층을 겨냥해 가수 헤이즈를 모델로 섭외하고 쏘나타가 처음 출시된 1985년부터 2010년대까지 시대별 명곡 모음을 제공하면서 전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마케팅 전략도 선택했다.

다만 지난달 쏘나타의 판매 실적 개선은 연식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진행한 재고정리 행사 효과라는 시각이 크다. 현대차는 지난달 쏘나타 구매시 조건에 따라 최대 9%할인을 제공하면서 쏘나타 2.0가솔린 트림을 25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은 지 한 달도 안된 시점이라 아직 고객들의 반응을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쏘나타 판매를 높이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며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한 디자인과 새 모델 런칭에 맞춰서 진행하는 이벤트를 계속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