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한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중국, 유럽으로 시장을 넓히면서 생산 모델을 다양화하려는 시도에 나서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왜건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그란투리스모(GT·Gran Turismo)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고성능 쿠페 생산 계획도 시사했다. 향후에는 제네시스가 정교한 기술력이 필요한 컨버터블(지붕을 떼거나 접을 수 있도록 만든 차) 개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제네시스는 최근 G70 왜건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후면 디자인의 일부가 공개됐는데, C필러(지붕과 차체를 연결하는 기둥 맨 뒤쪽) 뒤쪽으로 경사진 해치 글라스와 스포일러가 장착된 전형적인 왜건 모습이다. 이 모델은 G70 페이스리프트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유럽에서만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왜건 수요가 많지 않지만, 유럽에서는 슈팅브레이크·에스테이트·투어링·아반트 등 상세 모델이 나뉠 정도로 왜건 종류가 많고, 시장도 크게 형성돼 있다.

G70 왜건./제네시스 제공

이달 유럽 시장 진출을 공식 발표한 제네시스는 올해 여름에 G80과 GV80을 선보이고, 이어 G70, GV70을 출시할 계획이다. 2022년까지 G80 전기차를 포함한 3종의 전기차를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G70 왜건은 올해 말 출시될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차는 판매량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 비해 모델이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반 승용이나 SUV 모델에는 강점이 있지만 픽업이나 쿠페, 컨버터블, 경차 등 특수 모델은 거의 생산하지 않고 있어 다양한 기술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005380)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통해 부족한 라인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고급차 브랜드의 경우 플래그십 쿠페나 고성능 GT 모델을 선보이면서 시장을 다변화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제네시스도 이런 시도에 나선다는 것이다.

제네시스 그란투리스모 콘셉트카 제네시스 엑스./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가 지난 3월 말 전기차 기반 GT 콘셉트카 제네시스엑스(X)를 공개한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제네시스X는 문이 두 개만 달린 쿠페 형태로, 일반 세단과 달리 차량 뒷부분이 매끄럽게 떨어지는 디자인을 특징으로 한다. 제네시스는 과거 ‘제네시스 쿠페’를 생산했지만, 2016년 단종됐다. GT는 17~18세기 유럽 청년들이 여행하는 ‘그랜드 투어(Grand Tour)’의 이탈리아어로, 자동차 업계에선 날렵한 인상을 띤 고성능 쿠페 차량의 명칭으로 쓰인다.

해외에서는 제네시스가 컨버터블 모델도 개발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는 아직 컨버터블 개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제네시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모델을 내놓으면서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