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외식업 시장 규모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 시장 규모인 99조원을 뛰어넘으면서 100조원을 돌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외식 시장 규모 성장에는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개입보다 외식 메뉴 가격 상승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 식당가에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4일 시장 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외식 시장 규모는 103조2644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증가했다. 매장 수는 72만3681개로 같은 기간 2.9% 증가했고, 거래량은 81억678만5000건으로 3.6% 늘어났다.

국내 외식 시장이 전반적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였으나, 세계 외식 시장과 비교하면 한국 외식업이 성장했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유로모니터는 설명했다. 세계 소비자 외식 산업 시장은 약 4064조36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 증가했고, 거래량 역시 6006억2196만건으로 7.8% 늘었다.

유로모니터는 또 2020~2023년 국내 외식 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1%대로 코로나19 발생 이전 3개년(2016~2019년)의 연평균 성장률인 5%보다 낮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 외식업 성장률이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개입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외식 메뉴 가격 상승에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유로모니터는 지난해 국내 외식업 시장 특징으로는 ‘뷔페 전문점의 인기’와 ‘버거 시장 성장’, ‘카페 시장 정체’ 등을 꼽았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레스토랑 시장은 전년 대비 11% 성장했으며, 특히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 전문점은 전년 대비 30% 성장했다.

유로모니터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경기 침체, 고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침체기를 겪던 레스토랑 체인들의 고공 성장 배경에는 합리적인 가격대를 내세운 뷔페형 외식 전문점이 있다”면서 “가성비와 가심비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 이 시장에 반영됐다”고 했다.

유로모니터는 지난해 국내 버거 시장이 4조150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10.5% 성장했는데, 거래량 증가율은 5.3%에 그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비자가 비교적 높은 단가의 버거를 찾았다고 해석된다”면서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의 진출로 소비자에게 근사한 외식 한 끼로 수제버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라고 했다.

국내 카페 시장 규모는 지난해 8조56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 매장 수는 3만8199곳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다만 2022년 시장 규모 증가율 14.9%, 매장 수 증가율 20.2%에 비해 성장세가 꺾였다.

유로모니터는 “2010년대 스페셜티 커피 열풍이 이끈 카페 시장 성장세를 저가 커피 매장 수요가 이어받았으나, 동일 상권 내 경쟁 심화로 매장당 거래량 및 매출액 성장률이 감소하면서 주춤한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