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기사를 직고용해 자체 배달 서비스 ‘맥 딜리버리’를 운영하는 한국맥도날드가 서비스 운영을 축소하고 외부 위탁 배달을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수년째 적자가 거듭되면서 경영 상황이 악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국맥도날드가 배달 서비스 '맥딜리버리'에 사용하는 이륜차. /양범수 기자

22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국토교통부의 ‘주요 프랜차이즈 기업 소유 이륜차 현황’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가 지난해 소유한 이륜차는 819대로 전년(933대) 대비 12.2% 감소했다. 맥도날드가 2019년 맥딜리버리에 사용되는 이륜차 수가 약 1400대라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41.5% 줄어든 셈이다.

반면 배달 대행업계가 맥도날드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하는 배달 물량은 오르고 있다. 한 배달 대행업체에 따르면 맥도날드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하는 월평균 배달 물량은 2021년 수만 건에서 지난해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다른 배달 대행업체는 2019년 1월 대비 2023년 1월 배달 처리 건수가 838% 증가했다. 다른 배달 대행업체 관계자도 “2021년 대비 2022년 말 기간 맥도날드로부터 위탁받는 물량이 3배가 됐다”고 했다.

배달업계에서는 맥도날드가 수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한 상황에서 경영 효율화를 위해 직고용 배달은 줄이고 외부 위탁을 늘린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자체 앱을 고집하고 직고용 배달 기사를 운영하기에는 아무래도 부담이 클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맥도날드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는 배달 물량 확보가 용이해 개인 사업자와 달리 협상을 통해 업체가 부담하는 배달비를 낮출 수도 있는데 이 점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맥도날드는 올해 기준 맥딜리버리를 수행하는 맥도날드 라이더에게 시간당 최저 9620원을 지급한다. 주휴·연차·야근·연장 수당은 별도로 주어진다. 배달 1건당 배달 수당 400원이 지급돼 실제 시급은 1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는 수년째 이어진 영업 적자로 지난해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섰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4.6% 늘어난 995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0.1% 늘어난 278억원, 순손실은 3.9% 늘어난 362억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는 427억원으로 자본금(699억원)보다 적어 자본잠식률 38.8%를 기록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위탁 배달 물량은 월평균 100만건 이상으로 전년 대비 10%정도 늘어났다”면서 “24시간 영업을 하는 맥도날드의 특성에 맞게 직고용 라이더와 배달 대행사를 통해 효율적으로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